포커스 / 동향

가깝고도 먼, ASEAN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1) : 동남아시아 용어의 어원을 통해 아세안 이해하기

posted 2018.06.28


비행기로 평균 5~6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 ‘동남아시아’.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이곳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있을까” 2017년 11월 13일 개최된 제1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新)남방정책’, 이른바 아세안(Associationof Southeast Asian Nations) 회원국인 10개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미국 · 중국 · 일본 ·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책의 골자다. 이번 발표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교류 대상을 상품 위주에서 ‘문화예술과 인적 교환’으로 확대한다는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서두의 질문을 재차 던져본다. 더 이상 생산기지가 아닌 소비시장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아세안을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나름의 답을 찾아보려 한다. 정책적으로도 나날이 확대, 심화될 그들과 우리의 물리적, 심리적 교류의 물결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아세안에 대한 인식적 한계를 짚어봐야 한다. 역사적 상호작용을 거쳐 오늘날 문화예술 협력대상으로 자리매김한 아세안의 예술적 함의와 현재적 의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역내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협력 관계 구축을 주목적으로 삼는 아세안을 ‘문화·예술’의 측면으로 조명하는 일이 성급한 행보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뒤이어 소개되는 전시와 관련 단체 및 기관에서 진행한 행사들은 문화예술이 이국의 역사와 문화와 삶을 유입시키며, 더욱더 활발한 교류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매개체임을 입증한다. 그리고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한 네 개의 기사를 마련했다. 우선 홍석준은 아세안/동남아시아의 용어 개념과 역사·문화가 형성되어온 과정, 그들이 점차 주체성을 형성해가는 현황 등을 두루 살핀다. 부경환과 이병희는 탈식민 후 아세안 각국 정부가 국가와 국민 형성 과정에서 자행한 폭력과 다양한 민족 · 종교 · 역사 · 이념 등이 낳은 내부 갈등이 문화예술에 미친 영향을 통해 현대 동남아를 올바로 이해하는 데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들을 주지시킨다. 마지막으로 조주리는 경험을 토대로 상호교류와 연구를 목적으로 내세우지만 허울뿐인 각종 전시와 사업들을 지적하며 자성을 촉구한다. 억압과 저항으로 얼룩진 식민의 역사를 공유하면서도 그들과 우리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현대사를 써왔다. 그만큼 그들은 이웃나라이면서 먼 나라였다.
이번 특집이 그들을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기획ㆍ진행 곽세원 기자


월간미술




동남아시아 용어의 어원을 통해 아시안 이해하기


지도이미지


글쓴이 홍석준 (한국동남아학회 회장, 목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최근 ‘아세안(ASEAN)’과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 지역이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부상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 국가로 구성된 지역협력기구로, 일반인 사이에서 동남아시아로 더 많이 알려진 지역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라는 용어에서 풍기는 ‘개발도상국’ 또는 ‘후진국’, ‘열대우림의 정글 지역’과 같은 부정적 어감을 탈피하기 위해, 여기서는 ‘아세안’과 ‘동남아시아’를 문맥과 맥락에 따라 병용하고자 한다.


아세안은 영문으로 ASEAN이며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즉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라는 뜻이다. 1967년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총 5개국에 의해 설립된 국제연합이다. 이외에 기타 5개국(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브루나이)까지 총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세안 국가들의 GDP(국내총생산)를 보면 인도네시아가 압도적인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다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순서로 경제 규모가 크다. 아세안은 GDP, 1인당GDP, 인구수, 식민지배의 역사, 종교 등 모든 면에서 상이한 다양한 국가의 집합이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국가 지역연합으로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10개 회원국의 인구수를 모두 더하면 6억4000만 명에, GDP 2조4000억 달러의 거대 경제권이다. 인구로는 한국의 12배, 경제 규모로는 한국의 2배에 가깝다. 대부분 신흥국가로서 연평균 5% 전후의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아세안은 거대한 내수시장 및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아세안은 1인당GDP 5만 달러가 넘는 싱가포르부터 1천 달러 수준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캄보디아까지, 소득수준에서 매우 다양한 분포를 보인다. 총 GDP와 인구도 2억6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경제 대국 인도네시아부터 인구 42만 명의 미니 왕국인 브루나이까지 다양한 국가들이 있다. 종교적인 면에서도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까지 전 세계 4대 종교를 모두 포함하는 다양성을 띤다. 또한 아세안은 전 인구의 50%가 30세 이하인 젊은 인구를 발판으로 새로운 제조업 기지로서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서, 특히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앞을 지나가는 ‘말라카해협(Straits of Malacca)’은 전 세계 물동량의 50%가 통행하는 전 세계 1위의 물류 루트이기도 하다. 따라서 거대 인구와 소비시장이 있고 연평균 5%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제조업 기지로서 아세안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 아세안의 교역량에 있어 한국은 2015년 기준 1,225억 달러로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4위 규모의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는 309억 달러로 한국이 흑자이며 중국에 이어 압도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보이는 지역이다. 한국이 아세안에 집행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15년 기준 57억 달러를 기록해 일본, 미국, 중국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맞이하여 수출 지역과 판매 루트를 다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 미국에 이어 신개척지로서 아세안과의 교역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아세안의 운용 방식은 ‘아세안 방식(ASEAN Way)’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진 아세안 방식은 아세안의 작동 원리로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설립 50주년을 맞은 아세안을 이끌어온 일련의 규약들을 의미한다. 아세안 방식은 ‘내정 불간섭(non-interference)’과 ‘합의에 기반을 둔 의사 결정(consensus decision-making)’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15년 말 아세안경제공동체(ASEAN Economic Community)를 출범하며 단일시장 협력체를 선언한 아세안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온 두 축이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그동안 상호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합의에 기반을 둔 의사 결정 역시 역사적으로 뿌리내린 메커니즘이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민감한 사안은 일단 보류한 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문제들을 끊임없이 논의하면서 의견을 모아왔다. ‘아세안 방식’은 동남아시아 사회와 문화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아세안의 주요한 제도적 장치이자 규범적 원리로서 의미와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세안 방식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현지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필요가 있다. 한국인들도 것이다. 아세안과 한국은 ‘아시아적 가치(Asian Value)’라는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서로 간에 문화적 갈등과 대립의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2017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아세안 지역으로, 60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아세안 지역을 방문하여 양측 인적 교류는 800만 명을 훨씬 넘어섰다. 긴밀한 인적 교류는 상호 이해를 위한 교류와 협력의 확대와 심화에 기여할 것이다. 특히 한국에는 아세안 출신의 국제이주노동자와 국제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등 5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고, 아세안 지역에는 거의 같은 수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다.


한국에 아세안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은 경제·투자·사회·문화의 교류와 협력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확보를 위해 아세안의 협조는 매우 긴요하다. 아세안 국가들은 모두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고, 북한에 상주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도 5개국이나 된다. 몇몇 국가는 탈북민들의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아세안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매년 아세안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에서 아세안의 협력과 지지는 매우 긴요하다. 201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북한의 핵 · 미사일 위협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경고를 표함으로써 한반도 문제 해결에 아세안이 중요한 파트너임을 보여줬다. 이처럼 중요하고 긴요한 아세안에 대한 한국의 정책비전과 전략은 ‘신남방정책(New Southern Policy)’으로 대표된다. 이 정책의 핵심은 3P로 요약된다. 3P란 평화(Peace),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을 가리킨다.


한국이 대(對)아세안 정책 기조로 “사람을 중심으로 하여 상호 간에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은 아세안과 역사 문제나 영토 분쟁 등 문화적 갈등과 긴장 요인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양자 간에
우호적이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신남방정책의 대아세안 정책 비전과 전략의 기본 방향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대아세안 교류와 협력이 획기적으로 증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는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한국과 아세안 지역의 문화와 예술의 교류와 협력 증진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한 일이다.




Interview

이혁 사무총장(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

“문화예술 교류는 그 나라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가능케 하는 수단”


인터뷰 및 구술정리 곽세원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의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2009년 3월 13일 공식 출범한 국제기구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해 있다. 한국 정부가 아세안 각국과의 관계를 4강(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수준으로 격상한다는 ‘신남방정책’을 천명함에 따라 한-아세안 관계는 지금, 새로운 지평을 맞이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한-아세안센터는 올해 “사람을 연결하고 번영을 공유한다(Connecting People, Sharing Prosperity)”는 표어를 내걸며 국내 유일의 아세안 전담 국제기구로서 그동안 이어온 아세안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한-아세안센터 공식 웹사이트에 오른 이혁 사무총장의 인사말에서 ‘사람 중심의 공동체’ ‘지속가능한 개발’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센터 설립 준비기획단장에서 수장이 된 그를 만나 포부와 목표를 들어보았다.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센터의 수장이 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간략한 소감을 부탁한다.


한-아세안센터는 지난 9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해왔고, 우수한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일하면서 한국과 아세안 관계 증진에 기여해왔다. 앞으로 정부, 언론, 학계, 민간기업, 공공기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파트너링을 통해 저변과 지평을 넓혀나가는 작업을 해 나가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교류의 영역을 ‘문화예술’과 ‘인적 교류’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신남방정책에 따라 한-아세안센터 또한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 있을 것 같다. 현재 계획 중인 사업 등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이번 정책의 핵심은 ‘3P, 즉 사람(People),평화(Peace), 상생번영(Prosperity)’로 요약된다. 기업과 학생 등 민간 인적교류 확대를 통한 사람 중심의 공동체 건설에 방점을 둔다. 한-아세안센터는 올해 “사람을 연결하고 번영을 공유한다”는 기치 아래 국민을 대상으로 아세안 10개국의 사회, 문화, 역사, 종교, 예술 등을 소개하고, 인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아세안의 다채로운 쌀요리와 디저트, 차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아세안 음식축제’,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아세안 열린 강좌’,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 청년 70여명이 참여하는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 2만여 명의 국내 거주 아세안 유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한 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등이 있다.


한-아세안 센터 내 아세안홀에 있는 문화전시 공간.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전통과 현대문화를 감상, 체험할 수 있다.

한-아세안 센터 내 아세안홀에 있는 문화전시 공간.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전통과 현대문화를 감상, 체험할 수 있다.

〈아세안 미술전 2017〉(2017.7.25.~8.20.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초청된 청년 작가 30인의 《한-아세안 예술 포럼》 참가 현장.

〈아세안 미술전 2017〉(2017.7.25.~8.20.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초청된 청년 작가 30인의 《한-아세안 예술 포럼》 참가 현장.


‘문화교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화는 그 나라의 역사, 전통, 관습, 정치, 경제가 응집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교류를 통해 상대국 국민과 사회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과 아세안 간의 문화교류도 양 지역 국민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소통 수단인만큼, 한-아세안 간 적극적인 문화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아세안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창업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된 〈2017 한-아세안 청년 포럼〉(2017.9.18 서울시청 다목적홀)

한-아세안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창업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된 〈2017 한-아세안 청년 포럼〉(2017.9.18 서울시청 다목적홀)참가자들


아무래도 한국을 알리는 데 가장 크게 일조한 것은 K-pop, 드라마,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한류’일 것이다. 방송, 연예 등의 대중문화 외에 아세안으로 수출할 만한 한국의 문화예술은 무엇이 있을까.


아세안 국가 대부분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의 음식, 패션,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장르와 분야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것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아세안 사회 전체에 뿌리내려 큰 강물과 같은 흐름을 이루도록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한류가 보다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대,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당수의 아세안 문화예술 종사자가 한국에 거주하며 연극, 뮤지컬, 음악공연, 미술전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주로 이주노동, 결혼이주, 공동체 속의 타자, 다문화 등의 주제에 천착한다. 이에 대한 한-아세안센터 내 프로그램이 있는지, 사무총장께서 개인적으로 관람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 사회의 차별을 다룬 이 영화 〈완득이〉(2011)를 감명 깊게 봤다. 주인공 ‘완득이’의 어머니는 베트남인으로 설정돼있는데 이 역할을 필리핀인으로서 다문화가정 출신 1호 국회의원인 이자스민 전 의원이 맡았다. 이후 필리핀과 베트남 2개 국가의 대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이 생겨난 지도 벌써 20년 이상 됐다. 아세안 출신 결혼이주자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배타적인 시선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한국과 아세안 간 상호 방문자가 천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교류가 확대됐고 국제결혼도 활발해지면서 다문화가정이나 결혼이주가 더 이상 특이한 일로 생각되지 않을 날이 오고 있다. 특히, 국제화 시대에 한국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적 요소를 받아들여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다문화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한-아세안센터는 국민이 아세안을 올바로 이해하고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인적교류 및 이해 제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표적 다문화도시인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스쿨투어 프로그램’은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그 지역 출신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이 참가해 직접 자국의 문화를 소개했다. 앞으로 아세안 출신 다문화가정의 어머니, 아버지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또한 아세안의 비즈니스 기회, 문화·자연 유산, 종교, 위인 등 다양한 주제의 출판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시민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아세안을 넘어 동남아 국가에 대한 우리의 인식 수준은 모든 방면에서 낮은 편이다. 그들의 잠재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떤 자세와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보는가.


필리핀 대사와 베트남 대사를 지내면서 느낀 것은, 아세안 사람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점이 특히 그렇다. 대다수의 아세안인은 겸손하고 예의가 있으며, 삶에 대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 점에선 오히려 한국인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다. 거대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국가 간 상호 교류협력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그럴수록 우린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과 통일이 요즘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국내 거주 중인 아세안 국적 이주자들이 이 이슈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 적잖게 놀랐다.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 정세가 한-아세안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한반도에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고,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안보 불안이 해소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한국과 아세안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데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아래 〈2017 한-아세안 청년 포럼〉 네트워킹 리셉션 현장

〈2017 한-아세안 청년 포럼〉 네트워킹 리셉션 현장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미술을 비롯한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예술은 우리 삶을 위로하고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물질주의에 치중된 황폐한 시대에 맑은 샘물 같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



※ 이 글은 월간미술 2018년 6월호(401호)에 수록되었으며,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 월간미술과 콘텐츠 협약을 맺고 게재하는 글입니다.

월간미술

곽세원

월간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