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작가

Great (Korean) Women Artists

posted 2021.05.28


더아트로는 세계 미술계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한국 여성 작가들의 활약에 응답하고자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한국의 여성 작가들은 개인의 풍부한 서사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다양한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루기도 하며 초월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이며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과 작업 세계를 주목하는 첫 스텝으로 준비한 기사에서 국제갤러리의 윤혜정 디렉터는 뮤지엄 신뿐만 아니라 미술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한국 여성 작가 8인을 호명한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디렉터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의 논문 「왜 위대한 여성미술가는 존재하지 않았는가(Why Have There Been No Great Women Artists?)」(1971)가 세상에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미술시장의 남녀 불균형은 고질적인 동시에 본질적인 문제다. 그러나 최근 미술계 곳곳에서 섬세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5월 5일부터 퐁피두센터와 빌바오 구겐하임은 여성 추상작가들을 망라하는 기획전 《Women in Abstraction》을 순회하고, 소더비는 5월 20일 처음으로 ‘(Women) Arists 2021’라는 제목의 경매를 연다. 지난 400여 년 간 지속되고 있는 여성작가들의 공헌을 기린다는 것이 공식적인 취지지만, 팬데믹 이후 급변한 미술시장에서 위기 해결의 단서를 이들의 존재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도도 보인다. 때마침 올해 초 아트뉴스페이퍼, 아트프라이스 등도 ‘지난 10년 간 경매 등 미술시장에서 여성미술가들의 작품에 대한 수요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여성작가들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와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만큼이나 절실한 건 이들 존재와 작업 면면을 기억하여 지지하는 일이다. 다양한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풍부한 문화적 참조를 현대성에 대한 사유로 풀어내는 양혜규, 정치와 예술의 함수관계를 각성시키며 오늘을 조명하는 함경아, 동서양이 공존하는 새로운 개념의 추상회화를 선보이는 김민정, 인류학적 시선으로 일상과 사물, 미술을 매개하는 이슬기, 사회문화적 담론을 혁신적인 미학으로 담아내는 이불, 초월적 우주관으로 삶과 미술을 통합하는 김수자, 전통의 가치를 가장 동시대적인 미술로 번안하는 강서경, 미술을 통해 ‘무한함’과 ‘경계 없음’ 그리고 다양성을 구현하는 구정아 등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며 유의미한 역사를 쓰고 있는 한국 여성미술가들 8인을 호명하는 이유다.


양혜규 Haegue Yang


양혜규(b.1971)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 수상전 《도착 예정 시간 (ETA) 1994 – 2018》 전시 전경, 루트비히 미술관, 쾰른, 독일, 2018 © Haegue Yang 사진: M

양혜규(b.1971)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 수상전 《도착 예정 시간 (ETA) 1994 – 2018》 전시 전경, 루트비히 미술관, 쾰른, 독일, 2018 © Haegue Yang 사진: Museum Ludwig, Šaša Fuis, Cologne 이미지 제공 : 국제갤러리

명실상부 한국 대표 작가인 양혜규의 활약은 199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주목 받지 않은 적 없었지만, 근래 몇 년간의 왕성한 예술활동은 국제적 작가로서의 독보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2019년에 그는 아트 리뷰 선정 ‘파워 100위’에서 역대 한국인 중 가장 높은 36위에 올랐다. 2018년에 아시아 여성작가, 한국작가 최초로 권위 있는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을 수상함과 동시에 열린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에서의 대규모 회고전 《도착 예정 시간(ETA) 1994 – 2018》은 그의 미술언어를 현대미술사에 각인 시켰다. 뉴욕 현대미술관, 마이애미 배스 미술관,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 마닐라 현대미술디자인박물관 그리고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이르기까지,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현대미술의 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인 개인전은 평단과 대중의 고른 관심을 받았다. 특히 각기 다른 대륙에서 비슷한 시기에 양혜규 개인전을 선보인 4개의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온라인 상에 관객들을 초청해 토론을 나누는 진풍경이 펼쳐졌는데, 이는 그의 작업이 ‘다양한 시대 및 지역의 문화적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독자적이고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함을 확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양혜규(b.1971) 〈솔 르윗 뒤집기 – 23 배로 확장 후 셋으로 나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 2015 알루미늄 블라인드, 알루미늄 천장 구조물, 분체 도장, 강선, 형광등, 전선탑 3 점, 각 438 x 426 x 426 cm Tate Collection, purchased with funds provided by the Asia Pacific Acquisitions Committee and Kyung-soo Huh, Sung-Moon Kwon, Tae Won Hahn and Byucksan Foundation 2018 아트 바젤 ‘언리미티드’ 섹터 전시 전경, 2016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양혜규(b.1971) 〈솔 르윗 뒤집기 – 23 배로 확장 후 셋으로 나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 2015 알루미늄 블라인드, 알루미늄 천장 구조물, 분체 도장, 강선, 형광등, 전선탑 3 점, 각 438 x 426 x 426 cm Tate Collection, purchased with funds provided by the Asia Pacific Acquisitions Committee and Kyung-soo Huh, Sung-Moon Kwon, Tae Won Hahn and Byucksan Foundation 2018 아트 바젤 ‘언리미티드’ 섹터 전시 전경, 2016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양혜규의 저력은 전통과 아방가르드, 이질적 서사와 개인적 경험을 관통하는 대담한 조형 언어와 이분법을 초월한 방대한 사유를 소환하는 다감각적 설치 작품, 무엇보다 미술 안팎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과 긴밀히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통해 발현된다. 특히 2016년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과의 협업 〈의사-이교적 모던〉은 타자성과 정체성을 가로지르는 오랜 담론이 일상 및 상업지대에서 빛을 발한 경우인데, 수십 개의 쇼윈도, 거대한 돔 천정, 15만 개의 쇼핑백에 개입한 ‘양혜규식 아방가르드’는 미술을 특별한 경험으로 환원했다. 매 시기 그의 주요작들은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작인 〈살림〉(2009)은 2010년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었고, 2018년에는 테이트 모던 소장작인 블라인드 설치작 〈솔 르윗 뒤집기 – 23 배로 확장 후 셋으로 나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2015)이 전시되어 현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아트 페어 곳곳에서는 〈소리 나는 조각〉 연작부터 〈래커 회화〉 연작까지 다양한 작품이 출몰하고, 문고리 형태의 에디션 작업은 출시와 동시에 속속 판매되고 있다. 현재 양혜규는 국제갤러리를 비롯, dépendance(브뤼셀), Galerie Chantal Crousel(파리), Greene Naftali Gallery(뉴욕), Barbara Wien(베를린), kurimanzutto(멕시코 시티) 등의 6개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함경아 Kyungah Ham


왼쪽 함경아(b.1966) 아시아 소사이어티 트리엔날레 《We Do Not Dream Alone (우리는 홀로 꿈꾸지 않는다)》 전시전경,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술관, 뉴욕, 2020년 10월 27일 - 2021년 6월 27일 사진: Bruce M. White, 2020, courtesy of Asia Society Museum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오른쪽 함경아(b.1966) 〈체스판이 동틀 녘까지 그들을 지체시킨다. 두 색이 증오하는 냉혹한 영역에〉 2012-2013 North Korean hand embroidery, silk threads on cotton, middle man, anxiety, censorship, wooden frame, approx. 1800hrs/2persons 189 x 189 cm Courtesy of the artist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왼쪽 함경아(b.1966) 아시아 소사이어티 트리엔날레 《We Do Not Dream Alone (우리는 홀로 꿈꾸지 않는다)》 전시전경,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술관, 뉴욕, 2020년 10월 27일 - 2021년 6월 27일 사진: Bruce M. White, 2020, courtesy of Asia Society Museum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오른쪽 함경아(b.1966) 〈체스판이 동틀 녘까지 그들을 지체시킨다. 두 색이 증오하는 냉혹한 영역에〉 2012-2013 North Korean hand embroidery, silk threads on cotton, middle man, anxiety, censorship, wooden frame, approx. 1800hrs/2persons 189 x 189 cm Courtesy of the artist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실천적 방법론으로서의 함경아의 ‘노마디즘’ 작업은 실험 및 시도를 거쳐 2008년 즈음부터 ‘자수 프로젝트’에 집중되어 있다. 우연히 북한의 삐라를 발견한 작가는 북쪽의 불특정 대상들에게 전달할 예술적 메시지를 기획한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문구 및 이미지를 픽셀화한 도안을 중개인을 통해 북한의 자수공예가들에게 보내고 완성된 자수작업을 돌려받는 것이 공식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작업이 작가에게 당도하기까지 숱한 현실적인 난관이 존재한다. 뉴욕 타임즈(2018년 7월 26일자)는 함경아의 작업을 “예술계에서 가장 비범하고 지속적인 협업”이라 평했는데, 통제 불가한 변수들 즉 검열, 중개인, 압류 등의 문제는 물론 물리적, 심리적, 정치적 단절, 이데올로기의 간극 및 금기 등이 비가시적 질료로 역할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수회화를 소장한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의 큐레이터 로잘리 킴의 말대로 “함경아의 작품은 제작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불가항력과 불안정성을 전제한 ‘불가능한 소통’ 과정 자체가 곧 작품의 메시지이며, 시간과 노동, 정치와 자본 등의 가치를 논하는 지점에서 자수회화는 개념미술로 자리매김한다.


지난 해 가을,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트리엔날레에서는 자수회화 중 〈당신이 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다섯 도시를 위한 샹들리에〉(2016-2019) 연작 7점이 대거 공개됐다. 함경아는 샹들리에 연작을 ‘슈퍼 컬렉터’ 울리 지그의 소장품 중 남북의 예술품을 모은 《국경을 넘어: 울리 지그 남북한 작품 소장전》(9월 5일까지, 베른시립미술관)에서도 선보이고, 연이어 뒤셀도르프 아르테나 재단이 운영하는 KAI10 전시 등 다채로운 맥락의 단체전에 꾸준히 참가한다. 한편 ‘2020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의 일환인 온라인 전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경계협상》(5월23일까지)에서는 《SMS(Sending Message Service)》(이하 《SMS》) 작품에 수 놓인 핵심문장 ‘Are you lonely, too?’가 비무장지대에 메아리 친다. 비엔날레, 미술관, 가상현실을 종횡무진 하며 정치와 예술의 함수관계를 각성시키는 자수회화는 역설적으로 시장에서 공예적이고, 동양적이며, 사이키델릭하다는 반응과 함께 존재감을 발휘한다. 화려한 예술시장을 밝히는 샹들리에 연작뿐만 아니라 《SMS》 시리즈의 일부를 클로즈업한 디테일 작업도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민정 Minjung Kim


왼쪽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 《Timeless》 설치 전경 오른쪽 〈Mountain〉 2021 Ink on mulberry Hanji paper 136 × 173.5 cm

왼쪽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 《Timeless》 설치 전경, 사진제공 갤러리현대 오른쪽 김민정(b. 1962) 〈Mountain〉 2021, ink on mulberry Hanji paper, 136×173.5cm, 사진제공 갤러리현대

새로운 개념의 추상회화 작가 김민정의 작업에는 전통 수묵화에 기반한 동양적 사유와 서양적 추상미술 어휘가 공존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이국적인 대상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오히려 구상적인 동시에 추상적이며, 수행적인 동시에 형식적인 그의 작업이 국내외 미술계에서 ‘포스트 단색화 작가’로 평가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0여 년 전부터 한지에 매료된 그는 이 매체의 연약한 물성과 수천 년의 세월을 견디는 강인한 속성을 작업 영역의 중심에 두었다. 한지를 일일이 잘라 배열하는 와중에 특히 촛불이나 향불로 한지 가장자리를 그을려서 얻어내는 미묘한 선(線)과 먹의 번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작가 고유의 방법론으로 자리잡았고, 한지와 먹의 미적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는 태도는 곧 작업 철학이 되었다. 김민정은 종이(한지)와 자연(불)의 ‘협업’을 가능하도록 하는 매개자이기를 자처하고, ‘통제된 우연’ 하에 탄생한 선들은 인위적으로 표현 불가능한 몽환적 형태의 산으로, 바다로, 땅으로, 하늘로 승화된다. “내 작업은 선(禪)과 도(道)의 시각화”라는 작가의 말대로, 한지가 곧 회화의 매체이자 수행의 무대가 되는 지점에서 자연과 세상의 본질은 물론 사유와 고뇌가 표표히 드러난다.


동양화 전공 후 밀라노로 유학을 떠나 지금도 프랑스 생폴드방스와 미국 뉴욕을 번갈아 오가며 활동하는 김민정의 행보는 동서양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작업에 명분을 더하고, 이러한 양면성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에게도 공히 생경한 경험과 친숙한 감성을 선사한다. 김민정의 행보는 2018년 런던 화이트 큐브 갤러리, 2019년 독일 노이스 랑겐 파운데이션, 2020년 미국 뉴욕 힐 아트파운데이션, 2021년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연이어 개인전을 개최한 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그의 작업은 런던의 대영박물관, 토리노의 폰다지오네 팔라초 브리체라시오, 코펜하겐의 스비닌겐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지난 해 파이돈이 출간한 미술서 『Vitamin D3: Today's Best in Contemporary Drawing』은 그를 한국의 대표 미술가로 소개하며 명상적인 작업 〈The Room〉, 〈Mountain〉, 〈Phasing〉, 〈Insight〉 등을 수록했다.


이슬기 Seulgi Lee


왼쪽 이슬기, 동동다리거리, 2020. 《올해의 작가상 2020》 전시 전경.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오른쪽 〈U: 싹이 노랗다 2018〉 진주명주, 통영 누비장인과의 협업 195X155X1cm 사진제공 갤러리현대

왼쪽 이슬기(b. 1972) 〈동동다리거리〉, 2020 《올해의 작가상 2020》 전시 전경,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오른쪽 〈U: 싹이 노랗다 2018〉 진주명주, 통영 누비장인과의 협업 195x155x1cm, 사진제공 갤러리현대

이슬기에게 ‘2020 올해의 작가상’을 안긴 전시는 “단청과 문살 등 전통적 소재를 바탕으로 ‘여백의 미’라는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동동다리거리’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민요에서 영감 받은 설치 작품도 돋보이지만, 오히려 이번 전시는 ‘전통-현대-재해석’의 전형성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한 지대한 관심과 은유적 성찰이 직조한 ‘시나리오 없는 공연’으로 읽힌다. 1992년 이후 줄곧 파리에서 활동 중인 이슬기의 혼성성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공히 발휘되고 있다. 설치, 조각, 회화, 퍼포먼스 등 장르 간 이동은 물론, 인간과 사물, 공예와 예술, 문학적 상상력과 미술적 방식 등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향한 진정성이 그의 작업 면면을 직조한다. 특히 일상의 오브제를 인류학적 시선으로 해석하거나 언어로 유희를 즐기는 방식은 그의 전매특허이며, 작가의 오픈 마인드는 재치와 해학, 골계미를 현대미술에 탑재하는 능력으로 발화한다.


2000년대 초 이슬기가 코르시카 섬에서 부르카 복장을 한 여인으로 변신해 거리를 활보하며 퍼포먼스 할 때만 해도, 그가 미술시장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것일지 가늠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상, 역사, 사물 등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그는 예술적 화두를 전시장 밖 세상과 공유하는 법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통영 누빔이불 장인들과 협업한 〈이불프로젝트 U〉, 멕시코 오악사카 지역 장인들과 함께 사멸하는 언어에 대한 사유를 공예적 방식에 담은 〈바구니프로젝트 W〉, 프랑스 나무 체 장인들과 함께 한 〈나무 체 프로젝트 O〉 등은 대표 프로젝트이며, 현재 모로코 장인들과 테라코타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러한 협업들은 지역적 정체성과 토속문화 등을 미술언어로 변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술품의 가치를 확장한다. 이불프로젝트는 2017년 에르메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 캐시미어 퀼트 협업으로 연결됐고, 이케아 ‘아트 이벤트 2019’의 일환으로 인도에서 작업한 러그를 판매하기도 했다. 맨 처음 파리 국립그래픽조형미술재단의 지원으로 시작한 이불 프로젝트의 작품은 광주비엔날레의 의뢰로 완성,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었다.


이불 Leebul


《이불-시작》전시전경, 서울시립미술관, 2021. 사진: 홍철기.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불 : 시작》전(5월 16일까지)은 이불의 초기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 기록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의 면면을 다시 써온 그의 행보를 근거 있게 강화한다. 초창기 10년 간의 작품들이야말로 여성성, 신체, 젠더의 문제에 몰두하던 이불이 그 영역을 사회문화적으로 확장시킨 동력과 거대 사회담론에서 비롯된 작품이 미술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계기 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사이보그 시리즈 작업의 원류가 그렇듯이, 이불은 인간과 기계, 대중문화와 순수미술, 미래지향성과 자기반성, 공상과학적 면모와 시대비판, 사적 기억과 역사적 사건, 아름다움과 추함,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등의 구분 자체를, 자신의 이름 아래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불의 방대하고도 변화무쌍한 작업을 일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이자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50주년에 맞춰 이불의 초대형 개인전을 꾸린 랄프 루고프의 말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불은 ‘당대 가장 매력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다.

《이불-시작》 전시전경, 서울시립미술관, 2021. 사진: 홍철기. 사진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불 : 시작》전(5월 16일까지)은 이불의 초기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 기록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의 면면을 다시 써온 그의 행보를 근거 있게 강화한다. 초창기 10년 간의 작품들이야말로 여성성, 신체, 젠더의 문제에 몰두하던 이불이 그 영역을 사회문화적으로 확장시킨 동력과 거대 사회담론에서 비롯된 작품이 미술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계기 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사이보그 시리즈 작업의 원류가 그렇듯이, 이불은 인간과 기계, 대중문화와 순수미술, 미래지향성과 자기반성, 공상과학적 면모와 시대비판, 사적 기억과 역사적 사건, 아름다움과 추함,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등의 구분 자체를, 자신의 이름 아래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불의 방대하고도 변화무쌍한 작업을 일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이자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50주년에 맞춰 이불의 초대형 개인전을 꾸린 랄프 루고프의 말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불은 ‘당대 가장 매력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다.


〈Willing To Be Vulnerable〉, 2015–2016. Installation view of the 20th Biennale of Sydney, 2016. Heavy-duty fabric, metalized film, transparent film, polyurethane ink, fog machine, LED lighting, electronic wiring, dimensions variable. Photo: Algirdas Bakas. Courtesy of the artist.

Lee Bul(b. 1954) 〈Willing To Be Vulnerable〉, 2015–2016. Installation view of the 20th Biennale of Sydney, 2016. Heavy-duty fabric, metalized film, transparent film, polyurethane ink, fog machine, LED lighting, electronic wiring, dimensions variable. Photo: Algirdas Bakas. Courtesy of the artist.

지난 2017년 시드니 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인 17미터 길이의 은색 제플린 비행선 〈취약할 의향-메탈라이즈드 벌룬〉은 이후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홍콩 아트바젤 인카운터즈 섹터 등을 순회하며 스타 작가의 대표작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 가장 뜨거운 미술시장의 한 중심에서 희망과 절망의 철학적 화두를 던진 이 작품은 ‘미술가의 성공’이 미술관과 미술시장 중 어느 쪽에 편중 혹은 국한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 이불은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두 차례(1999, 2019) 초청된 바 있으며,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뉴뮤지엄, 모리 미술관, 무담 룩셈부르크, 그로피우스 바우 등 유수의 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 때마다 화제가 됐다. 동시에 인피니티 시리즈, 초기 실크 페인팅 등 다양한 회화 및 설치 작품은 아트페어 장내 PKM, 타테우스 로팍, 리만 머핀 등 소속 갤러리 부스에서도 각기 다른 형태로 드라마틱한 풍경을 연출할 뿐 아니라 국내외 경매 현장에서도 꾸준히 거래되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김수자 Kimsooja


왼쪽 김수자(b.1957) 《To Breathe》 설치 전경, 퐁피두 메츠 센터, 2015 Commissioned by Centre Pompidou-Metz, Courtesy of Institut Français/Année France Corée, Kukje Gallery, and Kimsooja Studio 사진: 정재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오른쪽 〈To Breathe〉 2019 Mirror, artist's performance sound 〈The Weaving Factory〉(2004-2013) Site-specific installation at Tour Maubergion at Palais des duc d'Aquitaine, Poitiers, France Courtesy of Ville de Poitiers for Traversées/Kimsooja and Kimsooja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왼쪽 김수자(b.1957) 《To Breathe》 설치 전경, 퐁피두 메츠 센터, 2015 Commissioned by Centre Pompidou-Metz, Courtesy of Institut Français/Année France Corée, Kukje Gallery, and Kimsooja Studio 사진: 정재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오른쪽 〈To Breathe〉 2019 Mirror, artist's performance sound 〈The Weaving Factory〉(2004-2013) Site-specific installation at Tour Maubergion at Palais des duc d'Aquitaine, Poitiers, France Courtesy of Ville de Poitiers for Traversées/Kimsooja and Kimsooja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개념미술가 김수자의 생을 관통한 담론은 평면, 조각,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에 실려 인간의 조건과 예술의 역할에 대한 본질을 질문해왔다. 지난 2009년 그의 뒷모습이 파리 시청에 투사되었을 때도,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공간 전체를 명상적인 공간으로 바꾸었을 때도, 2020년 스웨덴 남부 바노스 콘스트의 대지를 전시장 삼아 〈씨 뿌려 그리기〉라는 신작을 선보였을 때도, 김수자는 스스로 ‘바늘여인’이 되어 국경으로 나뉜 땅과 땅을, 인간과 자연을, 일상과 예술을 바느질해 엮고 ‘보따리’의 개념으로 감싸 안았다. 일찌감치 서울, 파리, 뉴욕, 베를린 등에서 작업하며 뉴욕 현대미술관과 현대미술관 P.S.1 등 유수의 미술관을 누빈 그는 스스로를 ‘문화적 망명자’라 자처한다. 세상의 지리적, 문화적, 사회적, 미적 경계를 초월하는 김수자의 ‘노마디즘’의 핵심은 이동 자체가 아니라 움직임이 야기하는 성찰과 수행, 존재와 관계, 이해와 포용, 그리고 나눔과 공존이다.


김수자(b.1957) 《To Breathe》 설치 전경, 퐁피두 메츠 센터, 2015 Commissioned by Centre Pompidou-Metz, Courtesy of Institut Français/Année France Corée, Kukje Gallery, and Kimsooja Studio 사진: 정재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수자(b.1957) 《To Breathe》 설치 전경, 퐁피두 메츠 센터, 2015 Commissioned by Centre Pompidou-Metz, Courtesy of Institut Français/Année France Corée, Kukje Gallery, and Kimsooja Studio 사진: 정재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삶과 예술이 상호작용하는 지점에서 공명해온 김수자의 우주적 작업은 그것이 어디든 환경으로 변모한다. 지구촌 곳곳에 자리해온 그의 장소특정적 설치작품들은 곧 30여 년 넘는 예술여정의 흔적이자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재고하게끔 하는 계기다. 지난 2019년 가을 그는 프랑스의 중세 도시 푸아티에의 프로젝트 《여정 / 김수자》의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되어 직접 초청한 16명의 작가들과 도시 전체를 예술적, 감각적, 역사적으로 재해석하며 도시 전체를 작품으로 만들었다. 2020년 네덜란드의 루카스 반 레이덴 펀드 주최의 제1회 루카스 예술상을 수상한 김수자는 그 일환으로 레이덴의 운하에 설치될 대형작 〈호흡 – 레이덴〉을 현재 준비 중이다. 전작 〈보따리〉, 〈호흡〉의 개념적, 상징적 연장인 동시에 도시의 역사 및 일상을 반영한 이 작품은 물과 땅, 하늘을 수놓는 실처럼 형형색색의 얇은 링이 운하를 감싸는 형태와 오방색으로 반짝일 것이다. 김수자는 2015년 퐁피두 메츠에서의 개인전 《김수자 : 호흡》을 통해 거대한 전시 공간을 공감각적 회화로 변모시킨 바 있다. 가까운 미래에 그는 같은 도시의 유서 깊은 건축물인 생 테티엔 성당의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호흡 – 메츠 성당〉으로 장식하여 또 한번 예술과 역사에 경의를 표할 예정이다.


강서경 Suki Seokyeong Kang


강서경(b.1977) 《Suki Seokyeong Kang》 설치 전경, Mudam 룩셈부르크, 2019 Collection Mudam Luxembourg - Musée d’Art Moderne Grand-Duc Jean 사진: Rémi Villaggi / Mudam Luxembourg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강서경(b.1977) 《Suki Seokyeong Kang》 설치 전경, Mudam 룩셈부르크, 2019 Collection Mudam Luxembourg - Musée d’Art Moderne Grand-Duc Jean 사진: Rémi Villaggi / Mudam Luxembourg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강서경은 한국 전통의 개념을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미술적 요소로 재해석함으로써 과거와 동시대를 매개한다. 작업의 근간인 회화의 조형 요소와 방법론을 설치 작품으로 번안한 ‘페인톨레이션’은 회화의 영역을 재정의하는데, 특히 조선시대 공예품인 화문석, 그 화문석 위에서 행해지는 1인 궁중무용인 춘앵무, 전통 악보 체계인 정간보 등을 주요 참조로 삼은 그의 작업은 작업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선 물리적, 상징적 ‘자리’를 고찰할 수 있는 현대적인 그리드를 구축한다. 2018년 6월 강서경은 양혜규(2007년) 이후 한국작가로는 두 번째로 아트 바젤 발로아즈 상(Baloise Art Prize)을 수상함으로써 독창적이고도 확고한 작업세계를 더욱 인정받게 되었다. 할머니에 영감 받아 존재, 기억, 시공간을 고찰하는 가장 오래된 연작 〈그랜드마더 타워〉(2011)에 기인한 〈그랜드마더 타워 – 토우〉와 〈둥근 유랑〉 등 주요 출품작은 무담 룩셈부르크에 기증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아트바젤의 대규모 프로젝트 ‘언리미티트’ 섹터에서 회화의 형식적 시도를 넘어 내용적 진화를 도모한 멀티미디어 설치작 <검은 자리 꾀꼬리>를 선보였다.


강서경(b.1977) 〈Black Mat Oriole〉 2016-2017 video still 8:46 minutes 3 channel video, color, sound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강서경(b.1977) 〈Black Mat Oriole〉 2016-2017 video still 8:46 minutes 3 channel video, color, sound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한국적인 것’을 타자화하지 않고 보편 타당한 예술로 수용하게끔 하는 것, 이것이 강서경의 힘이다. 그리고 이렇게 차근차근 충실하게 직조해온 고유의 미술언어가 폭발적인 동력을 얻은 지난 몇 년을 거쳐, 현재 강서경은 아트페어와 개인전 등 활동을 거듭하면 할수록 주목 받는다. 2012년 영국 Bloomberg New Contemporaries 작가 선정, 2013년 제13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수상, 이 외에도 국내외의 다채로운 미술 현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온 그는 2018년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리버풀 비엔날레와 상하이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등 해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왔다. 당시 관객으로 리버풀 비엔날레를 방문한 랄프 루고프는 강서경에게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대를 제안했고, 이는 본전시의 참여로 이어졌다. 베니스에서 선보인 〈그랜드마더 타워〉와 〈땅, 모래, 지류〉를 비롯한 그의 주요 작업은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현대미술관, 로스앤젤레스 뮤지엄(LACMA), 프린스턴 미술관, 워커 아트센터 등에 소장되었다. 더불어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미술적으로 소환해내는 그에게 매료된 국내외 컬렉터들의 ‘머스트 해브’ 리스트도 점유해가고 있다.


구정아 Koo Jeong A


Koo Jeong A, 〈resonance〉, 2020, 620x810x70(h)cm. Image Courtesy of PKM Gallery

구정아(b. 1967) 〈resonance〉, 2020, 620x810x70(h)cm. Image Courtesy of PKM Gallery

개념미술가 구정아는 1990년대 초부터 해외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한 탓에 ‘세계적인 작가’로 언급되거나 ‘퐁피두 센터에서 개인전을 연 백남준 이외의 유일한 한국 작가’로 부연되지만, 이조차 그를 정의하기에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구정아는 오늘날 미술의 의미와 역할, 영역과 본질을 재정의하는 작가다. CV에 ‘Live and works everywhere’라 쓴 그는 주된 방법론이나 매체 혹은 장르에 얽매이지 않은 채,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 첨예한 예술 언어를 선별한다. 2020년 PKM 갤러리 개인전 때 정원에 설치되어 화제를 모은 야광 스케이트파크 조각 작품 〈리즈넌스〉는 2012년 프랑스 바시비에르 섬의 아트센터에서 선보인 후 리버풀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밀라노 트리엔날레 등을 거치며 미술계 안팎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고, 작가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현실과 허구, 존재와 부재, 이성과 감정,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과 일상을 통합하는 작업 특성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에 공히 전제된 다양성을 상징한다.


Koo Jeong A, 〈BlueSky〉

구정아(b. 1967) 〈Density〉, Prerequisites 7, 2019, Regent's Park, Image courtesy of Acute Art

그런 점에서 구정아가 2019년 오스트리아 잡지 오오옴(Ooom)이 선정한 ‘올해 가장 영감을 준 인물 100’ 중 32위에 올랐다는 소식은 의미심장하다. 가장 동시대적인 시점과 시적인 지점에서 가장 진화된 방식을 취하는 그의 작가적 태도는 열려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고, 이는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2005)이나 구겐하임 휴고 보스 미술상 최종 후보(2002) 등의 이력만큼이나 강력한 영향력을 방증 한다. 2019년에는 디지털 전시 플랫폼 ‘어큐트 아트(Acute Art)’를 통해 허공을 부유하는 얼음 덩어리 형상의 AR 작품 〈Prerequisites 7〉을 선보였는데, 이는 아트 바젤의 바이엘러 재단, 리젠트 파크의 Frize Sculpture, 베를린 Julia Stoscheck Collection 등을 통해 그의 확장된 세계를 공유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17년 한국 첫 개인전이었던 아트선재센터 전시장, 회화와 3D 애니메이션, 크로키와 대형 설치작이 혼재하던 그 곳에서 느꼈던 ‘무한함’과 ‘경계없음’의 신세계는 지속적으로 구현된다.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한국현대미술작가 조명 Ⅳ : 구정아》를 비롯해 아를, 파리, 바르셀로나, 코펜하겐 등에서의 대규모 전시 및 프로젝트를 예정하고 있다.

윤혜정

『하퍼스 바자』와 『보그』의 피처 디렉터로 오래 활동하며 예술 및 미술 관련 글을 중점적으로 써왔고, 2014년에는 패션과 예술의 공존을 조명하는 『바자 아트』를 창간했다. 2018년 『김중업 서산부인과 의원: 근대를 뚫고 피어난 꽃』(수류산방)을 공저했으며, 2020년 7월에는 그간 만나온 수백 명의 예술가들 중 19인과의 인터뷰를 엄선한 인터뷰 모음집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을유문화사)을 펴냈다. 현재 국제갤러리 이사로 재직 중이며, 『보그』, 『하퍼스 바자』 등 다양한 매체에 예술 관련 글과 인터뷰, 에세이 등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