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뉴스 / 전시 및 행사

포항시립미술관, 《리믹스》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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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술이론가이자 큐레이터인 니꼴라 부리오는 2004년 출간한 그의 저서<포스트프로덕션>에서 급진적 다원성을 기반으로 한 동시대 예술 실천의 특이성과 공통점을 규정하기 위해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물론 ‘이미 갖고 있는 것’에서 뒤샹의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떠올릴 수 있지만 여기서 부리오는 ‘이미 제작된(already produced)’ 형식을 말하고자 한다. 그에게 예술 실천은 이미 존재하는 예술 작품의 형식을 샘플링하거나 전용(轉用)하는 것 혹은 사용 가능한 문화적 생산물을 해석하거나 재생산하는 것, 나아가 재전시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술 작품은 하나의 종결점이 아니라 다른 작품이나 프로그램, 내러티브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연속물의 한순간이 된다. 결국 오늘날 예술가들은 형식을 구성하기보다는 형식을 프로그램화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리믹스>는 부리오의 이러한 예술 실천의 개념을 수용하며 매체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확장하는 오늘의 미술가, 권오상, 홍승혜, 뮌, 이창원과 함께 오늘의 상황을 살피고자 한다. 사실 리믹스는 ‘기존 음원의 멀티트랙을 다른 형태로 믹싱하여 재탄생 시키는 방법’을 일컫는 음악 용어로, 여기서는 동시대 미술가들이 창작영역에서 사용하는 실천 방식을 상징하며, 전시와 전시 작품 전체가 어우러지는 특정 현장을 아우른다. <리믹스>에 함께하는 이들 4인(팀)의 작가들은 기존 예술작품의 형식을 차용하고, 기존의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 산물과 데이터를 전용한다. 작가들에 의해 형식은 예술이 되고, 시대의 삶은 예술로서 인용되며 선택된 사물은 예술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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