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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을 진단한다 (2)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posted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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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트바젤홍콩 행사장 외관 전경. 사진제공 아트인컬처

2019년 아트바젤홍콩 행사장 외관 전경. 사진제공 아트인컬처

IIssue 2.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내외 미술시장 환경이 바뀌고 있다. 그 변화는 ‘기회’와 ‘위협’의 요소를 동시에 안고 있다. 첫째, 양극화 현상이다. 고가 미술품의 판매는 끝 모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 수혜는 수퍼 갤러리의 몫이다. 미술시장에도 약육강식의 논리가 통한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거대 공룡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으며, 그 자본력은 컨템퍼러리아트의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막강한 파워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미술시장의 글로벌화와 그에 따르는 무한 경쟁 체제이다. 국제성과 지역성, 보편성과 정체성의 문제가 미술시장에서도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해외 화랑의 국내 지점 개설, 미술시장의 글로벌화는 한국 미술시장으로서는 ‘양날의 칼’이다. 메이저 갤러리, 블루칩 작가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도 시급한 일이지만, 군소 갤러리나 중견 신진의 경우 심각한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한다. 양극화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술시장의 민주적인 생태계도 간과할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미술시장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는 또한 ‘기회’이기도 하다. 이 위기의 상황을 슬기롭게 감당하고,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머리를 맞대고 그 극복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Q.유통 구조가 변하면 갤러리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마켓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국제적 위상 확보와 한국 미술의 정체성 강화, 두 가치의 균형 조율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갤러리는 미술시장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A.온라인 미술시장이 화두
ㅤ한국 작가의 국제 노출 확대
ㅤ단색화 이후 새로운 상품 개발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 국제갤러리는 1년 뒤 지금의 레스토랑과 카페를 열어 매출을 유지했다. 지금이야 보편화된 사항이지만, 당시에는 미래를 바라본 결정이었고, 이를 동력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지금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단순히 경기 회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현재 미술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온라인 미술시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좋은 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 최대 페어인 아트바젤홍콩이 취소되면서, 아트바젤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을 런칭했다. 국내외 미술계에서도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전시 투어 등으로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목격되고 있다. (국제갤러리)


국경이 없는 아트마켓에서 국내 시장만 봐서는 지속성이 없을 것이다. 기존 컬렉터의 취향에 맞춰 갤러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기보다는,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작가군을 발굴하고 국내 컬렉터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또한, 신세대 컬렉터 층의 수요에 맞는 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과 새로운 마켓 전략도 필요하다. 국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해외 미술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작가를 포지셔닝할 수 있는 이론적인 배경 작업과 작가가 국제 미술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매니지먼트 계획, 더불어 적절한 시기에 작가를 소개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적합한 채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라캇컨템포러리)


시장의 다양한 형식과 변형을 수용하면서도 국내외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야 한다. (갤러리바톤)


미술시장 내 유통 구조가 변하는 시기다. 전통적인 방식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변하는 유통 구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갤러리가 국내 컬렉터의 편향적인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로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컬렉터들의 해외 작품 구입이 용이해진 것처럼, 국내 갤러리가 해외 컬렉터와 접촉하는 방식도 쉽고 다양해졌다. 소속 작가를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국내 전시를 기본으로 하되 아트페어, 해외 프로젝트, 온라인 뷰잉 등을 통해 시장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발간되는 「미술시장실태조사」의 장르별 작품 판매 규모를 보면 서양화가 전체 분야 중에서 2018년 79.1%, 2019년 69.2%의 규모로 다른 장르와 현격한 차이를 보여준다. 미술시장에서 수요는 서양화로 획일화되어 다양성이 없다는 이야기도 되며, 판화, 공예, 조각 등의 장르는 설 자리가 비좁다는 상황을 반영한다. 이러한 통계와 경험으로 볼 때,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하는 청년, 신진 작가와의 전시와 국내외 아트페어 참여 기회를 만들고, 화랑의 전시 공간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동시에 전속 작가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금산갤러리)


<아방가르드 아시아>전 전경 2015 홍콩 소더비갤러리 S|2_한국 단색화와 일본 구타이를 중심으로 2개의 전시를 함께 꾸렸다. 2015년 아트바젤홍콩 기간을 겨냥해 개최됐다. 사진제공 아트인컬처

<아방가르드 아시아>전 전경 2015 홍콩 소더비갤러리 S|2_한국 단색화와 일본 구타이를 중심으로 2개의 전시를 함께 꾸렸다. 2015년 아트바젤홍콩 기간을 겨냥해 개최됐다. 사진제공 아트인컬처

2019년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임흥순의 첫 갤러리 전시가 열렸다. 지금까지 작가는 공공기관, 비엔날레 등 비영리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했기에 갤러리를 찾은 많은 취재진은 왜 상업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했는지 질문했다. 이에 작가는 자신과 소통하는 관객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작가의 바람은 갤러리에 새로운 관객층을 이끌었다. 이 개인전으로 경험한 관객의 확장은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화랑이 작품 소장을 위한 매개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러나 전통적인 역할 수행만 고집하는 것은 확장된 고객층과 그들의 니즈를 반영하기에 시대착오적이다. 미술시장은 계속 변하고, 외부의 다양한 모델이 하루가 다르게 시장으로 도입된다. 화랑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발 빠르게 데이터와 표본을 수집해야 한다. 데이터는 미술계 내부에도 있지만,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프로그램 및 모델을 미술시장과 결합할 가능성도 주시해야 한다. (더페이지갤러리)


대중이 작품의 시장성뿐만 아니라 좋은 작가를 알아보는 안목과 애정을 키우려면 지속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화랑의 노력만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수적이다. 작가, 화랑, 미술학자, 미술관에 국가가 더 많은 지원을 하여 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수준 높은 전시와 평론에 매진하고 제 역량을 다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국가의 지원을 받은 기관은 매년 결과보고회에 참석하여 보완할 점을 함께 상의하고 이를 개선해나간다면 한국 미술에도 분명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 수준 높은 전시들이 계속 열려 한국 미술이 자국민에게 더욱 사랑받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미술관들처럼 해외 관광과 투어가 줄을 잇는 미술관의 모습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리안갤러리)


오늘날 한국 미술시장의 현황과 트렌드는 글로벌 정보 개방 시대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당연한 현상이며 이는 콘텐츠에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콘텐츠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콘텐츠의 선택과 개발이란 국제 미술계에서 재능을 인정받았거나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내외 작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안정된 글로벌 가치로 키우고 지켜나감을 의미한다. (PKM갤러리)


국제 아트씬에서 경쟁력 있는 우리만의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이 주목할 만한 전시를 열고, 홍보와 마케팅을 심화해 더욱 많은 대중이 작품을 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갤러리에서 추구하는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홍보하고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이다. (박여숙화랑)


2015년 프리즈아트페어의 리만머핀갤러리 전경. 서도호의 <Hub, London Studio>(2015)가 중앙에 설치됐다. 사진제공 아트인컬처

2015년 프리즈아트페어리만머핀갤러리 전경. 서도호의 〈Hub, London Studio〉(2015)가 중앙에 설치됐다. 사진제공 아트인컬처

아직까지 한국 미술계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투자 가치가 있는 미술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말에도 어폐가 있다. 투자란 성장 가능성에 대한 지원이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이다.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컬렉터에게만 있지 않다. 작가와 기획자, 갤러리, 미술관이 각자의 자리에서 미술의 가치에 관해 좀 더 명확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술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업체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예술 가치가 시장 가치와 동행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며, 예술의 가치가 무엇인지 공론화하고 그것을 여러 각도에서 구체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합의된 가치가 미술계에서 실현되고, 그 성과를 만든 작가들에게 보상이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원앤제이갤러리)


글로벌하게 판매될 수 있는 작가를 찾고, 그런 작가와 함께 해외 갤러리와 동등한 입장에서 일할 수 있는 갤러리가 되어야 한다. 국적, 성별, 나이와 무관하게 공감을 갖고 있는 작가라면 국내 미술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제이슨함)


지속 가능한 시장을 구축하고 작가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한정된 내수 시장에 의존하기보다 국제적인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P21)


갤러리들은 정체성과 방향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특히 한국 작가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중요하다. 갤러리가 가진 기본 역할에 충실하며 한국 작가의 전시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화랑의 브랜드 가치는 그 갤러리가 보여주고 있는 작가 리스트다. 한국 갤러리에게는 한국 작가의 리스트가 가장 중요하다. (조현화랑)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 해외 시장에서 장기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관점을 확보하는 한편,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우리의 역사적, 미술사적 맥락을 공고히 다지고, 다음 세대의 기반이 될 작가들을 튼튼히 키워야 한다. (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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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원고는 아트인컬처 2020년 4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아트인컬처와 콘텐츠 협약을 맺고 게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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