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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술시장 생존전략 - 카스텐 렉식(아트리뷰 발행인) 인터뷰

posted 2020.06.17


더아트로는 한국미술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집 기사 ‘글로벌 미술시장 생존전략(How to Win the Global Art Market)’을 준비했다. 이대형 큐레이터의 글을 시작으로 전세계의 언론, 컨설팅, 미술시장, 마케팅 전문가들로부터 지난 10년간의 글로벌 아트 마케팅 전략과 한국 미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 등을 묻는다. 글로벌 매체인 아트리뷰ArtReview) 발행인 카스텐 렉식(Carsten Recksik)과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의 총괄 편집장 제인 모리스(Jane Morris), 아트 컨설턴트인 퓨처시티(Futurecity) 파트너 셰리 도빈(Sherry Dobbin)과 아트 비즈니스 컨퍼런스를 주도하는 아트 마켓 마인드(Art Market Minds)설립자 루이스 햄린(Louise Hamlin), 미술시장 전문가인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디렉터 제임스 그린(James Green)과 인디아 아트 페어(India Art Fair) 디렉터 자그딥 자그팔(Jagdip Jagpal), 아트마케팅 전문가인 서튼(Sutton) 전(前) 디렉터 데이비드 필드(David Field)와 서펜타인 미술관(Serpentine Galleries)의 콘텐츠 수석 제시 링햄(Jesse Ringham)이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 전세계 미술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글로벌 인사이트를 통해 한국 미술의 한 단계 높은 도약을 기대해본다.



Conference Image of Project ViA in 2019. The goal of Project ViA is to help Korean visual art curators and programmers acquire the requisite knowledge and capabilities to propel themselves onto the global scene and become meaningful participants in international exchange in the field.

카스텐 렉식(Carsten Recksik)은 아트리뷰와 아트리뷰 아시아의 발행인이다.

Q : 지난 십 년간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는 어떤 주요한 변화가 있었는가? 글로벌 매체와 지역 매체는 어떤 역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가?


카스텐 렉식 (이하 CR) : 주요 변화라면 당연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며, 이는 최근 사람들의 행동 변화로 말미암은 것이다. 디지털 세계는 우리가 소통하고 정보를 얻는 장소다. 글로벌 마케팅은 대부분의 시간을 화면을 보며 생활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한다. SNS, 전자게시판, 지역 타겟팅 광고 등이나 이와 유사한 수단을 이용하면 수많은 사람에게 훨씬 빠르고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단 하나의 뛰어난 캠페인으로도 충분하다. 예를 들면, 갤러리와 기관들이 국제 인지도를 올리고 세계 핵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일상적이고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현지 관객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Q : 우리는 오프라인 홍보에서 디지털과 모바일 마케팅으로 가는 급속한 플랫폼 변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 전략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당신은 그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CR : 지금은 관객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이 매우 다양해졌다. 디지털 마케팅으로 더욱 많은 관객에게 접근할 기회가 생겨나고 새로운 전달 방식은 당신의 관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당신의 작업을 좋아할지 싫어할지 알기 쉽게 한다. 앞으로는 마케팅이 더욱 타겟화 되고 개인화 될 것이다. 특히 미술계에서는 더 많은 콘텐츠가 생성∙공유되어 관객 요구에 맞추어 발전할 것이다.


Q : 마케팅이 어떻게 점점 타겟화하고 개인화되는지, 예술 콘텐츠가 어떤 식으로 개인화하고 관객과 공유되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타겟 마케팅의 예를 든다면?


CR : 타겟 관객에게만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한정판 출판물과 마이크로사이트, 특별 오퍼가 있는 비공개 클럽, 선별된 컬렉터들만 이용 가능한 온라인 뷰잉룸, 모바일 기기를 겨냥한 행사들의 라이브 스트리밍, 소규모 네트워킹 이벤트는 잠재 고객들이 스스로를 프로젝트의 일부로 느끼게 하고 재방문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일조한다.


Q : 빅 데이터, AI 등의 기술 발전이 미술시장에 주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CR : 나는 그러한 기술 발전을 긍정적으로 본다. 도구가 늘어날수록 생활은 개선되고 일의 효율은 높아진다. 이는 우리가 미술을 소비하는 방식 뿐 아니라 제작과 판매, 유통, 소장(아카이브), 논의하는 방식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기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지속성, 또 어떻게 지속될지 지금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현재 미술과 미술 관련 콘텐츠로의 접근이 한층 민주적이며(수십 년 전에는 오직 소수에게만 열려 있었다), 유통도 더욱 수월해졌다.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이 갤러리에 직접 방문했을 때의 경험이나 미술작품을 처음 접하며 느끼는 감동을 정말로 대신할 수 있을지는 큰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다.


Conference Image of Project ViA in 2019. The goal of Project ViA is to help Korean visual art curators and programmers acquire the requisite knowledge and capabilities to propel themselves onto the global scene and become meaningful participants in international exchange in the field.

프로젝트 비아 컨퍼런스 이미지 ⓒ 예술경영지원센터

Q : 오랫동안 한국 현대미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학술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영어로 된 간행물, 저널, 채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 정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정책 및 제도 지원을 해야 하는가?


CR : 세계화된 미술계에서 지식 공유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요소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는 가능한 곳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영어권 교육단체와 대학, 출판사와의 협업과 교환을 통해 한국의 연구활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Q : 한국 아티스트를 홍보하고 한국 예술을 세계화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정부 지원 협업이 가능할까? 한국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지식을 공유할(아마도 출판계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CR : 한국 국내외의 토크 프로그램, 한국의 문화예술 관련 주제의 맞춤형 출판물, 미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 프로그램, 미술 글쓰기 강좌 같은 워크숍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복잡한 행정 절차와 지루한 신청 과정을 비롯해 많은 난관과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Affordable Art Fair

Affordable Art Fair Hong Kong. 사진제공 Affordable Art Fair

Q : 가격대가 한정된 ‘어포더블 아트페어’부터 사진 중심 페어까지 아트페어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새로운 종류의 아트페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는 어떤 종류의 아트페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CR : 어떤 도시나 국가를 위한 완벽한 아트페어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어떤 아트페어를 남달리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지점들이 분명 존재한다. 아트페어는 규모가 작을수록 방향을 잡기 쉽다. 아트페어는 현지 기획과 신생 미술 공간을 지원해야 한다. 국제적이고 다양한 전문가위원회에서 선정하고, 세계 각지 외교 사절들과 함께 선정한 지역 및 국제적 갤러리를 바람직하게 조합하면 더 광범위한 관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고 높은 수준을 보장할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 토크는 로컬 미술 커뮤니티에서 지역 정치 현안과 관련 주제로 초점을 변화시킬 수 있다.


Q : ‘아트페어 피로(fair fatigue)’ 개념과 소규모 아트페어에서 발생하는 경향성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가? 세계적인 명성의 아트페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CR : 아트페어 개념은 지난 2010년대에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나 빡빡한 세계 페어 일정과 외딴 장소에서 뜬금없이 개최되는 페어들 때문에 ‘아트페어 피로’가 널리 퍼졌다. 이 모든 것은 빈번한 여행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제 컬렉터들은 아트페어를 위해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한다면 참가를 재고해 보게 되었다. 따라서 아트페어는 독특해야만 한다.


Left View of One and J. Gallery Right Installation view of 《We Don’t Really Die》 at ONE AND J. Gallery, 2019. Image courtesy of ONE AND J. Gallery

왼쪽 원앤제이 갤러리 외부 전경 오른쪽We Don’t Really Die》 전시 전경, 원앤제이 갤러리, 2019. 이미지 출처: 원앤제이 갤러리

Q : 한국 미술사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어떤 한국 작가들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알게 되었는가?


미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서양 전시들에 등장하여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영감이 되어준 백남준, 이우환, 이건용, 이불, 양혜규, 박서보 같은 거장들의 이름에 친숙하다. 한국의 유명 상업 갤러리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PKM 갤러리 등은 이러한 작가들을 해외에 훌륭하게 홍보하고 있으며, 최근 단색화가 받는 주목은 그 성과로 볼 수 있다. 원앤제이, 갤러리바톤, 우손갤러리 등 젊은 갤러리들은 니키 리김상균, 이배 등을 비롯한 활기찬 신진 작가들을 선보이고 있다. 티나 김,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갤러리(VSF), 초이앤라거갤러리 같은 국제적 갤러리나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한국문화원 등의 기관은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관객들이 한국 미술사에 대한 담론에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Q : 당신이 현재 하는 일은 전체 예술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떤 분야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CR : 오늘날 문화예술계 출판사는 비판적 목소리나 필터, 테이스트메이커 같은 단순한 역할 이상을 수행한다. <아트리뷰>는 미술계의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로 작용하는 운 좋은 위치에 있다. 우리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넘어서 팟캐스트나 동영상을 비롯한 고객 맞춤형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으며, 우리가 원하는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네트워킹 이벤트, 토크 프로그램, 컨퍼런스 등 오프라인 행사의 파트너 역할도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협업은 아마도 당신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일 듯하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의 ‘커넥트, BTS(Connect, BTS)’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음악산업이 미술기관(서펜타인갤러리, 그로피우스 바우)과 협업하면서 <아트리뷰>를 포함한 세계 언론을 통해 이를 공유하고 방송함으로써 새로운 관객과 연령층에 문호를 열었다.


Launching event with BTS ⓒ Greg Morrison

방탄소년단과의 런칭 행사 ⓒ Greg Morrison

Q : 새로운 컬렉터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국제 컬렉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국 현대미술의 어떤 측면을 강화해야 하는가? 컬렉터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에서 변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CR : 한국은 자랑스럽게도 이미 많은 아티스트와 저술가, 큐레이터, 비영리기관, 상업 갤러리들이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으며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경쟁은 치열하고 대체로 관객을 별로 얻지 못했다. 컬렉터들은 선택하기 더욱 어려워졌고, 1년 내내 전세계에서 특별 대우와 활동을 제안받는다. 국내 인재 및 네트워크 지원과 쇼케이스, 시의 적절한 콘텐츠 생성, 국제 전문가와의 협업, 통찰력 있는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들은 컬렉터들의 눈에 띌 만한 방법이며, 또한 한국 문화 구조에 컬렉터들을 통합할 뿐만 아니라 모두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상적으로 보면 이는 모두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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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텐 렉식(Carsten Recksik)

카스텐 렉식(Carsten Recksik)은 《아트리뷰》와 《아트리뷰 아시아》 발행인이다.
뉘른베르크미술대학에서 예술과 공공공간을 공부하고 뮌헨미술대학에서 비주얼아트를 전공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종합예술대학인 FAAP(Fundação Armando Alvares Penteado)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독일 쿤스트폰츠의 일등 장학금을 받았다. 런던 현대미술학회, 주런던 독일대사관, 모던 아트 옥스퍼드와 런던 주재 EU 집행위원회 대표부 등에서 객원 큐레이터로 일했다. 여러 상업 갤러리와 기관의 프로젝트매니저이며,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아이웨이웨이(Ai Wei Wei), 폴 매카시(Paul McCarthy),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아트리뷰》 이전에는 《프리즈》의 부발행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