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회고전

04 Aug 2018 - 16 Dec 2018

윤형근, 〈청다색〉, 1999. 마포에 유채, 182x291.5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청다색〉, 1999. 마포에 유채, 182x291.5cm ⓒ국립현대미술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간: 2018.8.4.-2018.12.16.


한국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의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 이하 국현) 서울관에서 8월 4일부터 열리고 있다. 윤형근은 한국 전통 미학이 추구했던 수수하고 듬직한 미덕을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는 굵직한 역사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색채에서 출발해 순수한 검정에 도달한 작품의 변천을 보여준다. 청색과 암갈색이 섞인 ‘오묘한 검정색’의 〈청다색〉 연작에서부터 2000년대 말년까지의 대표작이 엄선되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시대의 아픔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되며, 피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헌사를 담은 〈다색〉(1980)이 최초로 공개된다. 일기, 노트 등 작가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자료와 김환기의 편지 등 주변인의 흔적을 보여주는 연구 자료가 함께 전시된다.


1부 '프롤로그: 윤형근의 초기작품'에서는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인 1960년대부터 1973년까지의 작품이 소개된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4.19를 겪은 이후 숙명여고에 재직했던 이 시기에는 나아진 환경 속에서 밝은 색채의 추상화를 남겼다. 스승이자 장인인 김환기의 영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2부 '천지문'은 1973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후 작업에만 매진한 10여 년의 시기를 아우른다. 이 시기의 작업들은 청색과 암갈색을 섞은 '오묘한 검정색'을 면포나 마포에 큰 붓으로 찍어 내린 것. 검은 구조와 텅 빈 여백의 조합으로 문과 같은 형태를 구현했다. 1980년대 후반 이후의 후기작은 3부 '심간(深簡): 깊고 간결한 아름다움'에서 전시된다. '순수한 검정'에 가까워진 색채와 건조해진 화면은 관계, 고독, 죽음의 문제를 암시한다. 마지막 4부 '윤형근의 세계'에서는 그가 소장했던 한국 전통 유물과 추사 김정희, 김환기, 최종태, 도날드 저드(Donald Judd) 등 그와 관계맺은 인물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는 12월 26일까지.


윤형근

윤형근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은 1928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다. 194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미군정이 주도한 ‘국립 서울대학교 설립안’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구류 조치 후 제적당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학창시절 시위 전력으로 보도연맹에 끌려가, 학살당할 위기를 겪었다. 전쟁 중 피란을 가지 않고 서울에서 부역했다는 명목으로 1956년에는 6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한 바 있다. 유신체제가 한창이던 1973년, 숙명여고 미술교사로 재직 중 중앙정보부장의 지원으로 부정 입학한 학생의 비리를 따져 물었다가 반공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총 3번의 복역과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분노와 울분을 경험한 후 1973년 만 45세에 본격적으로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윤형근, 〈제목미상〉, 1966년경. 캔버스에 유채, 62x51.5cm. 개인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제목미상〉, 1966년경. 캔버스에 유채, 62x51.5cm. 개인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드로잉〉, 1970. 종이에 유채, 32x25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드로잉〉, 1970. 종이에 유채, 32x25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청다색〉, 1977. 마포에 유채, 220.5x100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청다색〉, 1977. 마포에 유채, 220.5x100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다색〉, 1980. 마포에 유채, 181.6x228.3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다색〉, 1980. 마포에 유채, 181.6x228.3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청다색, 〈Burnt Umber&Ultramarine〉, 2001. 마포에 유채, 33.5x53cm. ⓒ국립현대미술관

청다색, 〈Burnt Umber&Ultramarine〉, 2001. 마포에 유채, 33.5x53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청다색〉, 2007. 면포에 유채, 162x130.5cm.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청다색〉, 2007. 면포에 유채, 162x130.5cm. ⓒ국립현대미술관

서교동 윤형근 아틀리에. 벽 가운데 도널드 저드의 작품이 걸려 있으며, 조선의 고가구와 도자기 등이 작가의 작품과 함께 놓여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교동 윤형근 아틀리에. 벽 가운데 도널드 저드의 작품이 걸려 있으며, 조선의 고가구와 도자기 등이 작가의 작품과 함께 놓여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작가일기, 1979년 6월 27일(수). ⓒ국립현대미술관

윤형근, 작가일기, 1979년 6월 27일(수). ⓒ국립현대미술관

김환기가 작고 15일 전 뉴욕 병실에서 윤형근에게 보낸 엽서, 1947.7. ⓒ국립현대미술관

김환기가 작고 15일 전 뉴욕 병실에서 윤형근에게 보낸 엽서, 1947.7. ⓒ국립현대미술관

김환기가 작고 15일 전 뉴욕 병실에서 윤형근에게 보낸 엽서, 1947.7. ⓒ국립현대미술관

김환기가 작고 15일 전 뉴욕 병실에서 윤형근에게 보낸 엽서, 1947.7.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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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문의 02 3701 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