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모르포즈 : 그릴수록 흐려지고, 멀어질수록 선명해지는>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지적 도구들이 가진 조건, 또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상황을 하나의 사건으로 명명한다. 이는 사물의 형태를 인식하고,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동원하는 개념이 오히려 그것이 가진 의미의 지평을 축소하는, 조금 과장하자면 소멸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한계를 인정하기에 형식이나 형태에 이미 부여된 의미에서 벗어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조금 더 중립적인 차원에서 눈앞의 대상을 사물이라 부르는 것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전시에는 눈앞의 이슈를 장르나 매체의 차원에서 각자의 미술적 도구를 동원하여 끊임없이 설명하려는 시도만 있을 뿐이며, 단일한 의미를 위해 어딘가에 쉽게 정박하지 않는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이원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되어가는 동시에 육신이 사라지게 된 사물이 겪는 가공할 속도의 반대편에서, 예술의 언어로 사물을 번역하고 형태로 고정하는 과정에서 (비)가시적/ 미시적 서사와 언어로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의 궤적을 꿰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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