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리:플랫, 《결에 관하여 The Passing of Time》

15 Oct 2021 - 06 Nov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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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에 위치한 전시공간 리:플랫에서 수오 작가 개인전《결에 관하여》가 11월 6일까지 진행됩니다.


전시서문
높은 산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풍광. 푸른 바다와 초록빛 나무 사이로 거친 화산암의 검은빛이 자아내는 색의 파노라마가 현대인이 잊고 지냈던 원시성을 드러내고, 자연의 숭고함과 따뜻함을 기억하게 합니다. 제주의 자연에서 수오 작가는 자연의 순환과 균형의 원형을 탐구합니다.


《결에 관하여》는 자연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내는 것을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작가는 자연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서 그 일부가 되어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청사진으로 ‘그려냅니다’. 보통 사진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포착한다면 그보다 전후좌우, 하늘과 땅을 하나의 면에 응축해 내고 서로 다른 시간으로 빚어낸 환경 및 감정의 변화를 종이 위에 하나의 덩어리로 담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을 작가는 ‘그려낸다’고 묘사합니다. 눈앞의 풍경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형언하기 어려운 어떤 분위기를 수오라는 필터를 통해 재해석하여 그리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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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일부, 430X216mm, Awagami Kitakata Select 90g, cyanotype, photogram, 소금, 바다

수오의 청사진은 한 장의 종이가 세찬 비를 맞고 바람과 햇볕을 오롯이 견뎌낸 시간, 고요하고 평온하게 그러나 꾸준히 순환하는 변화의 공간을 품고 있습니다. 그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하나의 결이 쌓이고 그렇게 모인 수많은 결들은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결의 흔적은 곧 자연의 지문입니다. 또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자취입니다.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는 작은 순간들의 보이지 않는 기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