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ZKM 미디어아트센터, 김순기 개인전《게으른 구름》

10 Sep 2022 - 05 Feb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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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상황 III – 보르도의 10월>, Situation plastique III - Octobre à Bordeaux, 1973, Single-channel video(4:3), Master film 16mm, 13 min 45 sec, © Soun-Gui Kim, courtesy Arario Gallery.

독일 칼스루헤 ZKM 미디어아트센터에서 김순기(b.1946) 작가의 197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의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인전이 2022년 9월 10일부터 2023년 2월 5일까지 개최됩니다. 본 전시는 ZKM 미디어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최초의 한국작가 개인전입니다. 김순기 작가의 작업들은 기본적으로 비디오, 멀티미디어 작업, 사진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매체 연구에 기반하거나, 관람객의 적극적 참여와 개입을 요구하는 대규모 퍼포먼스 작업들로 정의됩니다. 주제적 측면에서는 크게 동서양 문화와 철학의 비교 연구, 기호와 언어 놀이,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과 기술(테크놀로지)의 자유로운 융합과 공존에 대한 고민이 담긴 작업들을 발표해왔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2019년 개최된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에서 파생된 일종의 순회 전시이자 확장 전시로서, 두 전시는 동일한 전시명《게으른 구름》을 공유합니다. 전시명《게으른 구름》은 작가가 쓴 시의 제목이자, 프랑스에서 출간한 시집의 제목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으름’이란 나태와 도태의 상징으로 비난을 받지만, 김순기는 역설적으로 이 ‘게으름’에서 파생될 수 있는 창조의 가능성과 사색과 유희의 지점에 주목합니다. 거대한 하늘을 주 무대로 삼고 천천히 유영하면서 시시각각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모습으로 유유자적 노니는 구름의 게으름을 찬양하듯, 김순기 작가의 작업들은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여유로운 사색에서 끌어내어진 깊이 있는 통찰들을 작품으로 풀어냅니다. 본 전시에서는 60년대 후반 해체적 회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 그 이후 제작된 비디오 작업, 멀티미디어 작업, 드로잉, 설치작업, 그리고 2022년 최근작인 영상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망라해서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