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동향

비하인드 더 뷰티 – 이완 작가 인터뷰

posted 2023.01.26


한국 미술시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지난 9월,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아시아 지역 미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아트아시아퍼시픽(Art Asia Pacific)과 함께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담아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조망하는 도서『Extreme Beauty: 12 Korean Artists Today』를 출간하였다.


『Extreme Beauty』는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비평을 통해 각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연령에 따른 차이와 장르적 구별을 뛰어넘은 이러한 구성은 동시대 한국 미술이 지닌 다양성과 역동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이에 더아트로는 『Extreme Beauty』를 접하기에 앞서 책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업 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연속기사 “비하인드 더 뷰티”를 준비했다. 작가 자신이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하는 본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뷰를 통해 해당 작품의 의미와 작가의 작품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시(Proper Time)〉(2016)와 〈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2016)가 함께 전시된 모습.

〈고유시(Proper Time)〉(2016)와〈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2016)가 함께 전시된 모습.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는 600개가 넘는 시계가 벽면 가득 설치되었다. 친숙한 이름부터 낯선 이름까지 전 세계 668명의 이름이 쓰인 이 시계들은 모두 다른 시간을 가리키는, 세상에서 가장 부정확한 시계다. 이완의〈고유시(Proper Time)〉(2016) 작품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한 끼의 식사를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을 표시한다. 그러므로 668명 각자에게는 가장 정확한 시계인 동시에, 자본주의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날카로운 침이기도 한 것이다. 그는 한 끼 식사와 같은 일상의 요소들을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은 구조를 드러내고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힘으로 타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지점들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시스템의 당위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날카로운 작업을 선보여온 그의 작업 과정은 그와 반대로 뜨겁다. 『Extreme Beauty: 12 Korean Artists Today』에서 한 비평가는 그를 두고 ‘지구촌 곳곳을 직접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역사와 삶을 관찰하며, 그렇게 얻어진 수많은 관점을 연결해 그만의 이론을 만들어 나가는 작가’라고 평했다.1)


작업을 시작할 때 어떠한 준비 과정을 거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저는 평상시에 경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많은 분이 저를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라고 얘기하시잖아요. 근데 저는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거나 세상을 바꾸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그보다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평범한 40대로서 보내는 일상이 작품의 소스가 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모순적인 지점이나 개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에 주목하고 있어요.
일상이 작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제 작품을 예시로 들어 설명해볼게요. 제가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작업했던〈Life is widely spreading blood-red ripples〉시리즈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에요. 그 무렵 자취를 시작하면서 마트에 자주 가게 되었는데, 문득 대형마트의 풍경이 모두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트에서 파는 물건과 마트에 온 사람들의 모습이 어느 마트에 가든 비슷한 거예요. 자본주의 시스템과 생산-판매-소비의 프로세스가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단일한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생각은 곧 ‘선택’의 의미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어요. 예를 들어, 우리는 생수를 고를 때 여러 브랜드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시스템 안에서 정해진 상품군 중에 고르는 것일 뿐이잖아요. 우리가 정해진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이 시스템 안에서 소비자가 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구매한 물건을 재가공해서 내가 최종 생산자가 되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이〈Chicken Baseball〉(2008)이라는 작업으로 이어졌어요. 닭고기를 야구공으로 만들어 미술 작품으로 내놓은 작업이에요. 이 작품을 공개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어요. 어떤 분은 ‘먹는 걸 가지고 장난을 하는 거냐’ 말씀하시는 반면에 ‘과연 닭이 먹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죠. ‘닭고기로 만든 야구공을 진짜 야구공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상품이 되기 이전의 모습이 어떻든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쳐 생산된 상품들은 모두 똑같은 상품으로 취급되고 상품이 되기 이전의 과정은 가시화되지 않죠. 저는 생산된 상품으로 다른 물건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통해서 오히려 상품이 되기 이전 단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닭고기로 야구공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닭고기가 닭고기가 아니게 되는 상태, 야구공이 야구공이 아니게 되는 상태에서 ‘무엇이 상품(닭고기와 야구공)을 만들어내는가’를 고민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렇게 저는 제 주변을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합니다. 관찰하고, 분석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끊임없이 기록하죠. 하나의 생각에서 파생되는 질문들을 분류하고 나열해요. 이런 질문들이 모여서 저만의 구조가 짜이면 그때 작업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시간에 비해 저만의 생각과 구조를 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리는 편이에요.


〈Life is widely spreading blood-red ripples〉 연작 중 일부. (왼쪽) 〈The Mirror〉, 2009, 갈린 소고기, 재제조. (중앙) 〈The Traditional Tower〉, 2009, 갈린 소고기, 재제조. (오른쪽) 〈The Shelve〉(2009), 갈린 소고기, 재제조.

〈Life is widely spreading blood-red ripples〉연작 중 일부. (왼쪽)〈The Mirror〉, 2009, 갈린 소고기, 재제조. (중앙) 〈The Traditional Tower〉, 2009, 갈린 소고기, 재제조. (오른쪽)〈The Shelve〉(2009), 갈린 소고기, 재제조.

〈Chicken Baseball〉 연작 중 일부, 2008, 갈린 닭고기, 재제조.

〈Chicken Baseball〉연작 중 일부, 2008, 갈린 닭고기, 재제조.

오랜 기간 작가 활동을 이어오면서 지금까지의 작업 중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거나 작가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 30대를 온전히 쏟아부은〈메이드인 시리즈(Made in Series)〉(2013~) 작업에 가장 애착이 가요.〈메이드인 시리즈〉는 각 제품의 원산지로 가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프로젝트예요. 우리는 마트에서 아름답게 진열된 상품들을 매일 마주하지만 그 물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의 앞에 나타났는지는 잘 알지 못해요. 우리가 생산-판매-소비 프로세스의 최종 단계밖에 볼 수 없다면 최초의 단계로 가보자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대만에 가서 사탕수수를 재배해 설탕을 만들고, 태국에 가서는 실크 공장에 취직해서 실과 천을 만들었어요. 캄보디아에서는 쌀농사를 짓고, 미얀마에서는 금광에서 금을 채굴했어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각 나라의 생활과 환경을 목격했죠. 저는 평소에 작품은 실제로 경험한 삶에서 나오고, 작가는 자신의 나이만큼의 경험이 담긴 작업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메이드인 시리즈〉는 제가 직접 몸을 부딪치며 얻은 경험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메이드인 시리즈〉(2013~).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태국, 대만, 캄보디아, 미얀마.

〈메이드인 시리즈〉(2013~).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태국, 대만, 캄보디아, 미얀마.

해당 작업이 작가님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도 궁금합니다.
이 작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생산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아름다운 것들을 마냥 아름답게만 볼 수 없게 되었죠.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노동 현장을 돌며 아름다운 제품 뒤에 숨겨진 엄정한 시스템과 구조적인 문제를 목격했어요.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어린이들,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과 노동자들을 봤죠. 태국에서 실크 공장에 취직해 들어갔을 때 만난 저의 사수는 공장에서 착실하게 일하면서 가정을 이끌어가는 여성분이었어요. 성실하고 강한 분이었죠. 그분에게 열심히 일을 배우고 쉬는 날에는 그분의 집에 놀러 가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여러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는데 회사에서 암을 고쳐줬다고 하는 거예요. 그 공장은 미국 공장인데 회사에서 치료비를 내주었기 때문에 너무 좋은 회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공장에서 쓰는 화학 약품 때문인 것 같았거든요. 현장의 환경이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려웠고 무엇보다 공장에 사는 고양이들이 다 꼬리랑 허리가 휘어 있었기 때문에 화학 약품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지금 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 어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예요. 하지만 그런 상황을 가까이에서 겪고 나니 물건들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더군요. 세상에는 아름다운 물건이 넘쳐나고 내 집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져 있는데, 그 이후로는 제가 좋아하던 것들이 신기루나 눈을 가리는 속임수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이 작업을 통해 머리로 이해했던 구조적인 문제들을 살갗으로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또한 아시아 전역을 돌면서 근대화 아래 아시아가 공통의 역사를 겪고 있고 사람들의 의식 또한 공통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 또한 실감했어요. 근대화는 경제,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의식 구조도 바꿔 놓는다는 걸요. 아시아는 본래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던 민족의 전통이 강력하게 존재하던 지역이었잖아요. 대부분의 나라가 농경사회로서 정착 생활을 했고요. 그렇다 보니 민족마다 그 영역이 확실한 편이었죠. 그렇게 수천 년을 지나오면서 내부에 축적된 자신들만의 정신적, 물리적 유산이 매우 많은 곳이 아시아예요. 하지만 근대화의 과정이 이뤄지고 신자유주의가 확산되면서 그들의 유산과 전통은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급속도로 상품화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80~90년대 빠른 경제발전을 거치면서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신을 조금씩 잃어버린 것처럼 말이에요.


(왼쪽) 〈메이드인 시리즈〉, 대만에서 만든 설탕과 설탕 그릇, 그리고 설탕 스푼. (오른쪽) 〈메이드인 시리즈〉, 태국 실크 공장에서 일하는 작가의 모습.

(왼쪽)〈메이드인 시리즈〉, 대만에서 만든 설탕과 설탕 그릇, 그리고 설탕 스푼. (오른쪽)〈메이드인 시리즈〉, 태국 실크 공장에서 일하는 작가의 모습.

작업과정에서 생긴 특별한 에피소드나 작품에 얽힌 비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사실〈메이드인 시리즈〉에서 방글라데시에 가려고 했었는데 못 갔어요. 방글라데시에서는 새우를 잡아 새우깡을 만들려고 했어요. 방글라데시는 지대가 낮은 나라인데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낮은 지대가 바다에 잠기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꽤 넓은 지대가 잠겨서 주요 산업이 농업에서 어업, 양식업으로 바뀌고 있을 정도래요. 그래서 새우 양식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2) 지구온난화 때문에 한 나라의 기간 산업이 바뀌어 가는 거예요. 방글라데시 주변에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처럼 비옥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 나라들이 있어서 농업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해수면이 오르면서 양식업이라는 다른 선택지가 생긴 거예요. 방글라데시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물을 막으면 양식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거든요. 그런데 농업에서 어업으로 옮겨가면서 농업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이 실직하는 문제가 생겼어요. 농업보다 양식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이 필요하니까요. 방글라데시는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인데 실직자가 많이 늘어나서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배경을 메이드인 시리즈에 담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쉬움이 크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에 표현 방식에 대해 많이 고민하실 듯합니다. 작품을 제작할 때 어떤 지점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시나요?
제가 사회적인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하다 보니 간혹 어떤 분들은 저에게 작품을 통해 왜 더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행동하지 않는지 질문을 던지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예술가로서 정치적인 부분들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은 스스로 벽을 쌓는 행위라고 느껴요. 저는 예술가로서 전체적인 현상과 구조를 조망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목소리들을 들으려고 해요. 저는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ÿs)3)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그중에 얼음을 녹을 때까지 밀며 걸어가는 과정을 담은 영상 작업〈Paradox of Praxis 1 (Sometimes making something leads to nothing)〉이 있어요. 프란시스 알리스가 등장해서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모두 녹아 사라질 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밀며 걸어가요. 영상은 그게 끝이에요. 이 단순한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해요. ‘그래, 우리가 사는 일이란 어쩌면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그저 묵묵히 밀며 걸어가는 일과 비슷한 일일 수도 있어.’라는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있고 ‘다 녹기 전에 빨리 밀어야지, 차로 옮기면 효율적인데 왜 걸어가고 있을까.’라며 답답해하는 사람도 있죠. 이 단순한 작품 하나는 여러 생각들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저도 사람들이 제 작업을 보면서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작업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 작업 중〈우리가 되는 방법(How to become us)〉(2011)은 양가적인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에요. 물건 60개를 평균 무게인 5.06kg로 다시 재단하여 무작위로 조립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보며 누군가는 사회적 기준이 가진 폭력성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같은 무게를 가졌지만 각양각색 다른 오브제를 보며 개인의 주체성을 떠올리기도 해요. 의미가 고정되지 않고 여러 해석이 가능해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에요.


〈우리가 되는 방법〉 연작, 2011

〈우리가 되는 방법〉 연작, 2011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이 작가님 삶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듣고 싶습니다.
작업을 지속할수록 내가 작품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메이드인 시리즈〉에서 경제적, 구조적 불평등과 자본주의 시스템의 실상을 직접 보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알고도 모른 척 넘겨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되었어요. 고민 끝에 저는 예술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까 예술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메이드인 시리즈〉에서 파생된 〈고유시(Proper Time)〉(2016)라는 작품을 만들게 되었어요.〈메이드인 시리즈〉에서 생산국과 소비국의 격차를 목격했다면〈고유시(Proper Time)〉에서는 그런 격차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존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보편적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했어요.〈고유시(Proper Time)〉는〈메이드인 시리즈〉를 통해 만난 각국의 수많은 사람에게 그들이 한 끼 식사를 위해 노동해야 하는 시간을 물어보고 식사에 얽힌 기억을 인터뷰한 작업이에요. 제가 그분들에게 밥을 먹으면서 있었던 가장 소중한 기억을 좀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대부분 가족 이야기를 했어요. 돌아가신 부모님과의 추억이나 형제자매와의 일화를 이야기해주었죠. 6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모든 사람의 역할과 벌이, 사는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비슷하다는 점이 좋았어요.


[각주]

1) “He threads his way through the world, meeting various people and observing their history and lifestyle, and weaves together the diverse perspectives procured along the way to produce his own theory.”
출처: 이대형, 「Standard Politics」, 『Extreme Beauty』, 150쪽.
2) 도나티앙 가르니에(Donatien Garnier), “지구변화가 삶을 부수는 방글라데시”, 르몽드디플로마티크, 2007.04.12. 출처: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siapacific/202670.html
3) 프란시스 알리스는 1959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1980년대 중반 멕시코시티로 이주하여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알리스는 일상에 대한 관찰과 개입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인류학적, 지정학적 문제를 작가 특유의 시적이고 상상적인 감성으로 전달한다. 출처: http://artsonje.art/francisalys/


이완

이완은 정치, 경제, 역사, 문화 등 개인과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불가항력적인 시스템에 대한 작업을 다양한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201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제정한 제1회 스펙트럼 작가상을 수상했고, 제10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다. 2015년 김세중 청년조각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LVMH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청주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최근 성수동 Gallerie X에서 개인전 《Random Access Memory》를 개최했다.
www.leewanstu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