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센터)는 22년 한국 미술시장 규모를 1조 377억 원으로 발표하며,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증명했다. 이 같은 미술시장 성장 뒤에는 아트페어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뒷받침되었다. 22년 아트페어 매출액은 3,020억 원으로 21년 1,889억 원에 비해 약 59.8% 급증을 보인 것과 같이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에 있어 아트페어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트페어의 비중과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센터에서는 아트페어에 대한 지원과 조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아트페어의 구매자와 관람객에 대한 조사는 향후 미술시장의 활성화 전략 수립에 있어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22년 국내에서 개최한 아트페어 중 9개의 아트페어(BAMA, 더프리뷰성수, 아트부산, 조형아트서울, 어반브레이크, 써킷서울, 키아프 서울, 키아프 플러스, 더보이드) 관람객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미술시장 소비자 조사 보고서를 발행했다.
그림1. 미술시장 소비자 조사 보고서
본 보고서에는 1)아트페어 관람객 특성, 2)미술품 구매 행태, 3)미술품 구매 의향, 4)미술품 관람 현황, 5)미술시장 세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더아트로 5월호에서는 ‘미술시장 세분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구매층/비구매층 별 세그먼트의 특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고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는 총 3,550명으로 이중 구매 경험자는 1,689명(47.6%), 비경험자는 1,861명(52.4%)으로 구성됐다. 응답 결과를 바탕으로 LCA(Latent Class Analysis) 분석 모델링을 수행하여 아트페어 관람객의 시장을 세분화한 결과, 총 6개(구매층 4개 세그먼트, 비구매층 2개 세그먼트)의 세그먼트가 도출됐다. 세그먼트별로 미술품 구매자/비구매자의 특성을 1)인구학적 특성, 2)미술 전시/행사 관람 실태, 3)미술 작품 구입 실태(구매층), 4)구입 작품(구매층), 5)선호 작품(비구매층)으로 구분하여 세부적으로 분석했다.
그림2. 미술시장 세그먼트 별 특징
그림3. 미술시장 세그먼트 별 비율
구매층은 1)아트테크(Art-Tech) 중시, 2)Optimal 선택, 3)그림 충동구매, 4)소품 구입 4개의 세그먼트가 도출되었고, 각 특성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 번째, <아트테크(Art-Tech) 중시> 세그먼트는 미술작품을 거래와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집단으로 정의할 수 있다. 미술 전시/행사 관람 행동과 작품 선택 의사결정에 있어서 투자 가치를 중시하는 30-40대 고소득의 ‘큰 손’ 집단이다.
전체의 9.9%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높은 구매력과 활동력으로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집단으로, 30대와 40대가 70.5%를 차지하고 있으며, 월평균 가구소득 1,000만원 이상이 65.5% 이상을 차지한다.
다양한 전시 공간을 적극적으로 방문하는 가운데 타 집단에 비해 경매(70.0%), 온라인 미술전시(77.0%)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미술 전시나 행사 관람 목적은 ‘작품 구입(60.0%)’이었으며, 아트페어 방문 목적도 ‘작품 구입(87.0%)’으로 나타났다.
미술작품 구매 목적은 ‘애호(54.5%)’, ‘투자(38.5%)’로 나타났으며, 투자 목적은 타 집단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미술작품 정보 탐색 채널은 ‘아트페어(63.0%)’와 ‘갤러리(67.5%)’에 집중되어 있으며, ‘개인적 취향(70.0%)’과 ‘투자 가치(53.5%)’가 주요 구입 결정 고려요인 나타났다. 구입 작품 작가군은 ‘중견 작가(75.5%)’, 와 ‘신진 작가(62.0%)’가 많은 가운데 ‘블루칩 작가’와 ‘원로 작가’도 각각 41.0%, 31.0%로 타 집단(20% 미만)에 비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소장 작품 재판매 경험은 37.6%로 타 집단(10% 미만)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들의 2021년 구입 작품 수는 5점 이상이 85.5%(5-9점 37.0%, 10점 이상 48.5%)로 나타난 가운데, 작품 구입액은 ‘5,000만원 이상’이 60.0%였으며, 구입 작품 유형은 ‘회화(100%)’, ‘에디션(76.5%)’, ‘굿즈/포스터/아트상품(43.5%)’, ‘조각(40.5%)’, ‘공예(30.5%)’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회화’를 기반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조각’, ‘에디션’ 작품을 주로 구매하며, 가치가 인정된 작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림 4. 아트테크(Art-Tech) 세그먼트 특성
두 번째, 세그먼트는 작품 구입 시 ‘작품가치’, ‘투자가치’, ‘구입 능력(가격)’ 등 다양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선택을 하려는 집단이다. 기본적으로 작품의 구입에 대한 관심이 높고, 활동도 활발한 편이지만 소량의 작품을 구매한 구매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작품 구매에 있어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의 갈등을 내포하는 소비 특성을 가지며, <아트테크 중시> 집단과 같이 적극적인 미술 작품 구매를 행하지는 않으나, 요건이 맞을 경우 언제든 미술품 구매를 할 수 있는 집단으로 미술 작품 거래에 있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여성이 65.9%, 주요 연령대는 30대에서 50대에 걸쳐있으며(81.4%), 가구소득 500~3,000만 원대가 69.0%로 높게 나타나는 인구학적 특성을 가졌다. 미술관, 화랑, 아트페어의 방문율은 83.3%~93.7%로 높게 나타났으나, ‘작품 구입’을 위해 전시 및 행사 관람을 방문하는 경우는 30.1% 수준이며, ‘작품 이해도 향상(29.3%)’, ‘특정 작가 작품 감상(19.2%)’ 등 다양한 방문 목적을 보였다. 아트페어 방문 목적은 ‘작품 구입’에 대한 응답이 71.6%로 정보 수집(27.8%)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미술작품 구매 목적은 ‘애호’가 61.5%로 타 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미술작품 정보 탐색 채널은 ‘아트페어(63.2%)’와 ‘갤러리(59.4%)’에 집중되어 있으며, 구입 결정 고려요인은 ‘개인적 취향(78.7%)’와 ‘적정한 가격(37.4%)’, ‘투자가치(32.6%)’, ‘미술사적 가치(26.4%)’로 여러 요인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입 작품 작가 군은 ‘중견 작가(68.8%)’와 ‘신진 작가(65.7%)’에 집중되고 소장 작품 재판매 경험은 9.4%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이들의 구입 작품 수는 2-4점이 8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품 구입액은 ‘1,000-3,000만 원 미만’이 24.9%, ‘500-1,000만 원 미만’이 28.0%였으며, 구입 작품 유형은 ‘회화(100%)’, ‘에디션(33.5%)’, ‘굿즈/포스터/아트상품(32.0%)’, ‘공예(19.3%)’, ‘조각(11.5%)’ 순으로 조사됐다.
그림 5. Optimal 선택 세그먼트 특성
세 번째, <그림 충동구매> 세그먼트는 작품 구입에 대한 관심이 낮으나, ‘작품 감상’과 ‘여가 시간 향유’ 등 작품을 즐기기 위해 전시/행사 관람을 하던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소액의 작품 한 점 정도는 구매할 수 있는 집단이다.
70% 이상이 여성이었으며, 연령대는 30대~50대가 77.4%, 가구소득은 500~1,000만 원 미만이 45.7%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아트페어와 미술관 관람률은 82.3%~89.4% 수준으로, ‘미술작품 이해도 향상(35.1%)’과 ‘여가시간 향유(25.3%)’와 같이 미술 작품 구매보다는 ‘작품 감상’과 ‘여가 시간 향유’ 등 작품을 즐기기 위해 미술 전시나 행사를 관람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술작품 구매의 주된 목적은 ‘애호(40.8%)’, ‘공간 인테리어(30.9%)’로 나타났는데, 특히 ‘공간 인테리어’를 위한 목적은 타 집단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미술작품 정보 탐색 주요 채널은 ‘아트페어(55.1%)’와 ‘갤러리(55.1%)’였으며, 구입 결정 고려요인은 ‘개인적 취향(83.0%)’과 ‘적정한 가격(38.1%)’으로 나타났다. 구입 방식은 ‘1, 2차 시장’이 70.9%였으며, 주요 구입 작품 작가군은 ‘신진 작가(54.0%)’와 ‘중견 작가(45.7%)’로 조사되었다. 소장 작품 재판매 경험은 4.0% 낮게 나타났다.
1점의 작품만을 구입한 비율이 94.3%로 나타났으며, 작품 구입액은 ‘100-300만 원 미만’이 39.2%, ‘100만 원 미만’이 24.9%로 비교적 가격이 낮은 작품을 한 점 정도 구매하는 특성을 보였다.
그림 6. 그림 충동구매 세그먼트 특성
네 번째, <소품 구입> 세그먼트는 작품 구입 의도는 없으나 ‘작품 감상’과 ‘여가시간 향유’로 관람을 하다가 ‘에디션, 기타(굿즈, 포스터, 아트상품) 등’ 소품을 구입하는 집단으로, 구입비용 또한 100만원 미만으로 낮아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집단이다. 하지만, 미디어아트, NFT 구매와 더불어 정보 수집 방법이나, 구입 방식에 있어서 디지털 성향이 높게 나타나는 특성을 보이며, 비록 타 집단과 같이 전통적인 미술 작품 구매율은 높지 않더라도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미술 작품의 다양한 소비를 보이는 특성을 가진 집단이다.
여성이 70.8%, 20~30대 비중이 74.7%, 가구소득 500만 원 미만이 41.3%로 20-30대의 젊은 층이 주를 이루며 ‘미술 전공 경험’, ‘미술/예술 관련 직업’의 비율이 높은 인구학적 특성을 보인다.
미술관 관람률은 88.4%로 높게 나타났으나, 타 장소 관람률은 70%대 이하로 관람 전시 공간의 전반적인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관람 목적 또한 ‘미술작품 이해도 향상(33.6%)’이 주된 목적이었으며, ‘작품 구입’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는 5.2%로 방문에 있어서 작품 구입은 배제하는 경향을 보였다. 관련 정보 수집 방법은 ‘소셜미디어 전시 홍보(55.6%)’로 타 집단에 비해 디지털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아트페어 방문 목적은 ‘정보 수집(60.9%)’이 주된 목적으로 나타났다.
미술작품 구매 목적은 ‘애호(55.9%)’와 ‘공간인테리어(26.4%)’가 높게 나타났는데, <그림 충동구매> 집단과 같이 ‘공간 인테리어’를 위한 구매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미술작품 정보 탐색 주요 채널은 ‘아트페어(41.6%)’, ‘갤러리(36.6%)’, ‘온라인 커뮤니티(36.6%)’ 였으며, 구입 결정 고려요인은 ‘개인적 취향(85.1%)’이 가장 높았으나, 가격을 고려하는 ‘적정한 가격(41.6%)’의 비율이 타 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타 집단에 비해 ‘온라인 마켓(42.1%)’을 통한 구매 비중이 높으며, 구입 작품 작가군은 ‘신진 작가(70.0%)’에 몰려 있었다.
이들의 구입 작품 수는 1점이 49.6%, 2-4점이 41.3%였으며, 작품 구입액은 ‘100만 원 미만(65.8%)’이 다수였다. 구입 작품 유형은 ‘굿즈/포스터/아트상품(74.9%)’, ‘공예(43.0%)’, ‘미디어아트(19.3%)’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타 집단에 비해 ‘미디어아트’, ‘NFT’의 구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림 7. 소품 구입 세그먼트 특성
비구매층은 1)구매 미수, 2)작품 Enjoy 2가지 세그먼트로 구분되었다. 비구매층의 세그먼트 별 특성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구매 미수> 세그먼트는 미술 작품 전시/관람 이용 및 작품 구입 의향, 투자가치 중시 등 미술품 관람 및 구입에 대한 관심이 일정 수준 이상이며, 소득과 직업 위상도 ‘중상’ 수준으로 작품 구매 조건이 갖추어져 있으나 구매는 하지 않는 집단이다. 비구매층임에도 미술품 구매 경험이 있거나 미술 작품 구매에 관심이 있는 집단으로, 추후 기회가 된다면 미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잠재적인 구매자 집단으로 생각된다.
여성(70.9%), 30~40대(74.3%), 가구소득 500~3,000만원 미만(81.4%)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미술관 관람률은 85.7%로 나타난 가운데 타 장소 관람률은 70%에 미치지 못했다. 비구매층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구입(37.6%)’을 목적으로 미술 전시나 행사를 방문한 비율이 높았으며, 관련 정보 수집 방법은 ‘소셜미디어 전시 홍보’, ‘화랑/경매/아트페어’, ‘지인 추천’ 등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선호 작품 유형은 ‘회화(89.9%)’, ‘에디션(28.3%)’, ‘전통회화(24.1%)’ 순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작품’ 선호도는 76.8%, 선호하는 구입 방법은 ‘아트페어’가 68.4%로 가장 높았다. 향후 구입 시 1점 구입 적정 비용은 ‘100-300만원 미만(24.9%)’, ‘300-500만원 미만(21.9%)’이 가장 많았으며, 연간 지출 의향 비용은 ‘100-300만원 미만(22.4%)’, ‘500-1,000만원 미만(23.2%)’ 수준으로 나타났다. 향후 구입 결정시 고려요인으로는 ‘개인적 취향(81.9%)’과 ‘투자가치(48.1%)’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림 8. 구매 미수 세그먼트 특성
두 번째, <작품 Enjoy> 세그먼트는 미술 작품 관람 및 스터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집단으로 경제적 수준이 낮아 실적적인 미술 작품의 구매보다는 향유와 관람이 주인 집단이다. 여성(72.3%), 20~30대(67.0%), 가구소득 1,000만 원 미만(68.6%)으로 구성되어, 20-30대의 젊은 층이 주를 이루며, 학생, 미술 전공자, 미술관련 산업 종사자의 비율이 높은 인구학적 특성을 보였다.
타 장소 관람률은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미술관 관람률은 82.2%로 조사됐다. 미술 전시나 행사 방문 목적은 ‘작품 이해도 향상(70.7%)’에 쏠려 있었으며, 작품 구입 목적은 1.1%로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정보 수집 방법은 ‘소셜미디어 전시 홍보(50.6%)’가 절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했다.
선호 작품 유형은 ‘회화(68.4%)’, ‘아트 굿즈(22.9%)’, ‘조각(18.5%)’ 순이었으며, ‘국내 작품’ 선호도는 69.3%, 선호하는 구입 방법은 ‘아트페어(49.0%)’와 ‘갤러리(26.3%)’였다. 향후 구입시 1점 구입 적정 비용은 ‘100만 원 미만(38.0%)’, ‘100-300만 원 미만(30.2%)’이 많았으며, 연간 지출 의향 비용도 ‘100만 원 미만(32.7%)’, ‘100-300만 원 미만(28.8%)’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을 지출할 의향을 보였다. 구입 결정시 고려요인은 ‘개인적 취향(84.4%)’, ‘투자가치(32.3%)’, ‘미술사적 가치(32.0%)’ 등 비교적 고려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그림 9. 작품 Enjoy 세그먼트 특성
미술시장은 크게 창작자, 유통자, 구매자를 축으로 이뤄지는데, 세 가지 구성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시장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미술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 창작과 유통 영역에 대한 다양한 조사와 연구, 지원은 다양하게 이루어져 온 것에 비해, 그동안 구매자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미술시장의 성장과 정체, 하락을 논의하는 지금, 미술시장의 성장을 유지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 구매자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